부룬디 대통령, 돌연사 사인이?…영부인은 코로나19 ‘양성’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10일 16시 35분


피에르 은쿠룬지자 부룬디 대통령이 8월 퇴임을 앞두고 돌연사했다. 정부는 사인을 심장마비로 발표했지만,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룬디는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축소·은폐해 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부룬디 정부는 은쿠룬지자 대통령 사인을 심장마비로 공식 발표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성명에 따르면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지난 6일 배구 경기에 참석했다가 그날 밤 쓰러져 동부 카루지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음 날 건강이 좋아졌지만 8일 아침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은쿠룬지자 사인을 두고 추측성 의혹이 불거진 것은 대통령의 정확한 사망 시점이 알려지지 않은 데다, 영부인이 열흘 전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케냐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부인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지난달 28일 케냐 나이로비의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룬디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실제 코로나19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는 우려도 의혹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날까지 공식 집계된 부룬디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3명, 사망자 1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부룬디 의사들은 AFP통신에 “많은 확진 사례와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부룬디는 아프리카 대륙에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상황(확진자 19만7000여명 사망자 5000여명)에서도 봉쇄령을 취하지 않았다. 최근엔 코로나19 조사차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을 쫓아내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는 지난달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아무 문제 없이 모일 수 있고, 선거운동을 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걱정없이 시장에 간다”면서 “신의 손이 우리 부룬디를 특별한 간판에 놓았기 때문”이라고 코로나19 대응을 자찬하기도 했다.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2005년 첫 집권 후 3연임했다. 재임 중 강권 통치로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3선 출마를 결정한 2015년엔 거센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부룬디는 2017년 국제형사재판소를 탈퇴하고 지난해 유엔 인권사무소를 폐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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