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산 높이 8848m에서 바뀔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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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측량팀 27일 정상 등반 예정
네팔 대지진 영향 줄었을 가능성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산의 높이가 바뀔지도 모른다. 중국 측량팀이 에베레스트산 높이를 재측정하기 위해 정상 등반에 나섰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공식 높이는 해발 8848m다.

중국 신화통신은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중국 측량팀이 에베레스트산 높이 측정을 위해 등반 중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측량팀은 24일 티베트자치구 해발 7028m 지점에 도착했고 27일경 정상에 오를 예정이다. 앞서 두 번 정상 등반을 시도했지만 기상 악화로 실패했다.

히말라야산맥을 사이에 두고 접경한 중국과 네팔은 에베레스트산 높이를 놓고 수십 년간 티격태격하고 있다. 현재 네팔 정부가 공식 인정하는 높이는 해발 8848m로 1955년 인도가 측량해 발표했다. 반면 중국은 2005년 측량한 8844.43m가 에베레스트 높이라고 주장한다. 앞서 1975년 8848.13m라고 발표했다가 수정한 값이다.

양국의 측량 값이 다른 것은 에베레스트 꼭대기의 눈(雪) 탓이다. 네팔은 해수면에서부터 에베레스트 꼭대기 바위를 덮은 ‘관설(冠雪)’까지, 중국은 정상 바위까지만 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계에서는 2015년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에베레스트 높이가 다소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네팔과 중국이 지난해 10월 공동 측량 계획을 발표했는데, 중국이 돌연 단독 측량을 발표했다.

중국이 이번 측량으로 세계에 중국의 ‘과학굴기’를 뽐내려고 한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통신기업 화웨이는 지난달 29일 에베레스트산 해발 5800m에 5세대(5G) 기지국을 세웠다. 정상까지 신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측량에 중국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인 ‘베이더우(北斗)’ 등 자국의 과학기술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에베레스트산#높이 재측정#네팔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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