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대란 美, 유학생 취업제한 검토…5만 韓유학생에 불똥튀나

뉴욕=박용 특파원 입력 2020-05-24 19:17수정 2020-05-2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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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실업대란을 겪고 있는 미국이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 졸업 후 현지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유학생 가운데 중국,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를 차지하는 한국 유학생 5만 여 명에게 불똥이 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 시간) 외국인 유학생들이 졸업 후 학생비자로 1년 또는 3년간 미국에서 일을 할 수 있게 허용하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프로그램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한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종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의학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1년간 OPT 프로그램을 중지하는 방안과 특정 산업에 대한 표적 규제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OPT는 ‘전문직 단기 취업비자(H-1B)’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대학 졸업 후 OPT를 이용해 ‘노동허가’를 받고 1년 간, 과학·엔지니어 전공자는 3년 간 일하며 H-1B를 준비한다. 2018~2019년 OPT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 기업에 취업한 외국인 유학생은 약 22만3000명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업률이 지난달 14.7%로 급등하는 등 실업대란이 벌어지자 미국인 대학 졸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20~24세 청년 실업률은 지난달 25.7%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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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T 프로그램이 제한되면 유학생은 대학 졸업 후 미국 내 체류 자격을 잃게 되고, 이로 인해 취업비자를 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최악의 경우 졸업 직후 고국으로 귀국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한인 유학생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 국제교육원에 따르면 2018~2019학년도 미국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중국(36만9548명), 인도(20만2014명), 한국(5만2250명) 순으로 많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김태훈 변호사는 “코로나19로 외국 유학생을 뽑으려는 기업들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OPT 제한 움직임까지 생기면 미국 기업들은 더욱 ”을 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기업들은 외국인 유학생 취업 규제가 경제 회복과 성장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대학도 유학생 모집이 위축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미 기업 300여 곳과 경제단체, 교육기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1일 서한을 보내 ”취업비자 발급 제한이 상당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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