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오래 전부터 중국 달래기에만 매달려"
바이든 "트럼프, 중국 말만 듣고 무방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결정적 대결로 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를 둘러싸고 비난전에 시작했다고 미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만2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부른 코로나19 위기에 뒤늦게 대응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된 중국에 화살을 돌리고 있지만,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코로나19 관리를 칭찬했었다. 트럼프는 그래서 자신에 대한 최선의 방어 수단으로 ‘공격’을 채택,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오래 전부터 중국을 달래는 것에만 매달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나가떨어졌다. 대통령은 중국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광고로 반격에 나섰다. “대통령이 (코로나 19에)준비하지 않고 무방비 상태로 방치했다. 수백만명의 실직자와 수만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난하는 이러한 광고는 11월 미 대선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국내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중국을 다루는데 있어 발생한 일련의 실책들은 11월 대선에서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둘러싼 두 사람은 설전은 단순히 코로나19에 대한 것만은 아니며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미중 관계는 중서부의 산업 퇴조, 무역전쟁,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도전, 대통령의 기후변화 부인 등두 경쟁자의 서로 다른 세계관, 경제적, 정치적 본능들을 드러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가운데 누가 승리하든 전문가들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 외교, 안보 관계라고 말하는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중국 문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을 일찌감치 공격한 것은 효과를 거둘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책임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CNN은 지적했다.
지난 1월24일 “중국은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미 국민들을 대표해 시진핑 주석에게 감사드린다”고 칭송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과 결탁해 코로나19에 대해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유화적인 것은 자신이 아니라 바이든 전 부통령이라는 광고를 통해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에도 트위터에 “중국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바이든은 중국에 상대하기 쉬운 후보”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관세전쟁으로 자신이 중국에 강경하게 대응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시킨 것을 이용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의 보수 언론들은 중국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실수는 언급하지 않은 채 중국의 실책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대통령의 비판은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며 초당적 지지를 끌어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미국의 삶과 문화를 위협한다’고 주장해온 대통령의 선거 운동에서 과거 멕시코가 차지했던 역할을 이제는 중국이 대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광고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중국을 옹호하는 반면 중국은 미국을 무력화시킨다”고 비난하며 바이든이 “중국의 번영이 미국에도 이익”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광고는 물론 바이든의 입장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바이든이 부통령이었던 시설에 미 정부가 중국의 무역 남용과 지적재산권 도용 등을 막지 못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수차례 찬사를 보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약점이 아닐 수 없다고 CNN은 지적했다.
민주당은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대통령의 거짓 공격은 미국 노동자들을 위해 중국에 맞서지 못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일 뿐이며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코로나19 대유행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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