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國 퍼졌는데… 이제야 ‘팬데믹 기준’ 정한다는 WHO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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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신종플루 이후 큰 변화… 더이상 6단계 기준 사용 안해”
전염병마다 개별기준 발표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81개국으로 번지고 3200명이 사망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의 정의조차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WHO 타리크 야샤레비치 대변인은 4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을 정의하기 위해 여러 기구가 협력하고 있다”며 “정의를 규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샤레비치 대변인은 “WHO는 6단계로 구성됐던 인플루엔자에 대한 팬데믹 체계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런 변화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A(H1N1)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인플루엔자에 대한 팬데믹 정의는 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 정의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WHO가 앞서 1월 30일 발표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는 전염병의 위험을 경고하고 ‘차단’에 중점을 두는 선언이다. 반면 팬데믹 선언은 이미 세계적으로 확산돼 개별 국가의 치료와 억제 등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WHO가 지금까지 팬데믹을 선언한 경우는 1968년 홍콩독감 사태와 2009년 6월 H1N1 등 두 번뿐이다.

지금까지 팬데믹의 기준은 강력한 전염성, 사람 대 사람 간 전염, 동일한 전염병이 2개 대륙 이상에서 발생할 것 등이었다. 하지만 감염자 수와 사망률 등 구체적 기준은 없었다. 앞으로 WHO는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각각의 팬데믹 정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세밀한 기준을 세우면 불필요한 공포를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팬데믹#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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