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가짜뉴스 넘쳐난 이란 미사일공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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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로 사칭한 계정 “美전투기 출동”… 미사일 사진 대부분 예전 사진 올려

“지금 아랍에미리트(UAE) 미군 기지에서 전투기가 출동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보복이다. 전면전 위기다!”

9일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다. 트위터 계정 이름과 프로필 사진은 로버트 드니로. 배우 생활 하느라 바쁜 드니로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을 생중계할 시간이 있는지 궁금할 찰나, 계정 이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패러디’라는 깨알 같은 글씨가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란이나 다른 중동 국가가 가짜 드니로 계정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드니로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반대하는 뚜렷한 정치적 소신을 가졌다는 점을 이용해 미국에 불리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이다. CNN은 이날 “‘압둘라’ ‘파비안’ 등 아랍 이름으로 보이는 중동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상당수가 미국에 불리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일 중동 SNS에서 공개한 이라크 미군기지를 향해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사진 대부분은 가짜다. 이란이 2017년 시리아 내전 때 반군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 사진이거나 지난해 11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로 불바다가 된 가자지구의 모습이다. 미국 언론은 사정을 모르다 보니 이 사진들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

중동 SNS는 없는 뉴스까지 만들어낸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기 전 공군을 시찰했다는 뉴스가 사진과 함께 SNS에 올랐지만 하메네이는 당시 군 당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사진은 2014년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항공박람회 때 하메네이가 현장을 둘러보는 사진을 가져온 것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이란#미사일 공격#가짜뉴스#미국#미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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