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사태’ 호주 코알라, 도로 한 가운데서 사람에게 “물 좀 주세요”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31일 0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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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동남부 산불사태로 코알라 30% 사망 추정

호주 남동부 산불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코알라 한 마리가 도로 한 가운데 앉아 자전거를 타고 가던 사람을 세워 물을 얻어먹는 사진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일(현지시간)CNN 보도에 따르면, 애너 휴슬러는 지난 26일 자전거를 타고 애들레이드로 향하는 도로를 달리던 중 코알라 한 마리가 도로 한 가운데 앉아 있는 것을 봤다. 평소에도 사이클을 즐겨온 그가 도로에서 코알라를 여러차례 목격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코알라의 행동은 달랐다.

휴슬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코알라가 차에 치일까봐 도로 밖으로 내보내려고 자전거를 세웠는데, 코알라가 아주 빠른 속도로 내게 다가왔다. 분명히 너무나 목이 말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물병을 꺼내 물을 먹여주려 하는데, 코알라가 내 자전거로 기어올라왔다. 내 평생 코알라가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건 처음 봤다. 코알라는 보통 나무 위에 앉아 있고, 사람에게 친화적인 동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알라는 휴슬러의 물병에 담겨있던 물을 다 마시고 나서는 휴슬러의 파트너 물병에 있는 물까지 마시고 나서는 도로 밖으로 안전하게 이동했다.

휴슬러는 코알라가 물을 마시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일부 네티즌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는 “(산불은) 호주의 비극이다. 통제 불가능이다. (코알라) 에피소드가 (환경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진짜 영웅은 내가 아닌 소방대원들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호주 환경부 장관은 지난 27일 현지공영방송 ABC의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코알라 서식지가 최대 30% 파괴됐기 때문에 코알라도 최대 30%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중북부 해안은 코알라의 대표적인 서식지로, 이번 산불사태 발발 이전 1만5000~2만8000마리가 살고 있었다. 따라서 최고 30%라면, 약 8400마리가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뉴사우스웨일스와 퀸즐랜드의 코알라 수는 1990~2010년동안 이전에 비해 무려 42%나 감소한 상태이다. 농지개발과 벌목 등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 기후변화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화재로 호주 전국적으로는 500만 헥타르(약 5만㎢)가 소실됐으며,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만 340만헥타르가 피해를 입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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