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홀로집에2’서 트럼프 삭제 논란…캐나다TV “5년 전 편집”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27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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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에 길 알려주는 트럼프 장면 삭제된 채 방영

캐나다 국영방송 CBC가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유명 영화 ‘나 홀로 집에 2’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연한 장면을 편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CBC는 과거에 편집된 장면이라고 항변했다.

26일(현지시간)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미 국영방송 CBC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나 홀로 집에 2’ 영화를 방영했다. 그러나 해당 영화에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한 장면은 삭제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화에 롱 재킷에 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 로비가 어디인지 묻는 주인공 케빈에게 길을 알려준다. 1992년 개봉한 영화가 촬영된 곳은 트럼프 대통령가 당시 소유하고 있던 플라자 호텔이다. 트럼프는 이 호텔을 1988년 인수해 1995년에 매각했다.

CBC가 이 장면을 삭제한 영화를 내보내면서 SNS에선 비판과 지지가 뒤섞인 반응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반대 진영은 환호했지만, 지지 진영에선 이번 장면 삭제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와 관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심하다. 캐나다 CBC가 크리스마스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나 홀로 집에 2’ 카메오를 삭제해 비난을 받고 있다”고 썼다.

CBC는 정치적 목적은 없었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그럼에도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척 톰프슨 대변인을 내세워 보다 구체적인 항변에 나섰다.

톰프슨 대변인은 CBC 홈페이지에 게재된 해명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장면 및 다른 장면들은 광고를 위해 5년 전에 영화에서 삭제됐다”며 “나 홀로 집에 2는 (편성) 시간에 맞게 수정됐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일이 있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지난 3~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간 ‘뒷담화 논란’으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공개된 버킹엄궁 영상에는 트뤼도 총리가 타국 정상들과 술잔을 들고 담소를 나누며 “그는 40분에 걸친 기자회견을 하느라 늦었다”, “그의 팀원들의 턱이 바닥까지 떨어졌다(입이 떡 벌어졌다는 의미)”라고 발언하는 모습이 담겼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트뤼도 총리와의 회담 직전 기자회견을 했던 상황이어서 그의 발언은 사실상 다른 나토 정상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험담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트뤼도 총리를 향해 “위선적(two-faced)”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번 ‘나 홀로 집에 2’ 삭제 논란도 이 같은 상황과 맞물려 더욱 이목을 끈 것으로 보인다.

톰프슨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장면은 줄거리에 필수적이지 않아 수정된 몇몇 장면 중 하나”라며 “수정은 지난 2014년 우리가 필름을 습득했을 때 이뤄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세계 각지에 파병된 미군 장병들과 화상통화를 하던 중 ‘나 홀로 집에 2’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매해 크리스마스가 되면 많은 이들이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면서 “특히 어린 아이들이 ‘방금 영화에서 당신을 봤어요’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영화였고, 나는 지금보다 어렸다”면서 크리스마스 대작으로 꼽히는 영화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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