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딜 브렉시트’ 공포 다시 고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0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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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중 EU와 협정 불발돼도 강행”
보수당 입법 추진… 환율 요동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공포에 다시 휩싸였다. 12일 총선에서 절반을 훌쩍 넘겨 승리한 보수당이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EU 탈퇴 협정법안’(탈퇴안)을 표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탈퇴안은 20일 영국 하원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보수당 의원들에게 브렉시트와 관련해서는 정부에 전적으로 동의해달라는 약속을 받아놓은 상태다.

‘실질적 브렉시트’를 내년 내 마무리하는 게 보수당의 목표다. 내년 1월 브렉시트가 시행돼도 영국은 관세동맹과 단일시장 등 EU 내 경제적 동맹은 그대로 유지한다. 양측은 브렉시트 충격을 줄이기 위해 내년 12월 31일까지 전환 기간을 두기로 하고, 이 기간에 자유무역협정(FTA), 이민 문제, 안보 등을 협상하기로 했다.

문제는 11개월 내 협상을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통상 FTA 협상은 최소 3년이 필요하다. EU와 캐나다의 FTA는 12년이나 걸렸다. FTA 등 제대로 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환 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내년 12월 31일 이후 사실상 ‘노딜 브렉시트’와 다를 바 없는 상태가 된다.

당장 영국이나 EU 시민들이 비자 없이는 이동이 어려워진다. 관세 역시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에 따라 개별 국가별로 각각 적용되는 등 혼란이 예상된다. 실제로 협의 없는 탈퇴 우려가 커지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18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0.5% 하락한 1.307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1.5% 하락한 것을 포함하면 2일 동안 2%가량 하락해 2018년 2월 하락 규모로는 가장 크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영국 연방 내 파열음도 또 다른 숙제다. 브렉시트에 반대해온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총리는 19일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법안과 자신의 주장을 담은 문서를 영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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