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소아성애자’ 비난한 잠수부 법정 증언…“너무 큰 상처”

  • 뉴시스

머스크, 언스워스 관련 '페도가이' 트윗
법정서 "사람들 생각과 달리 현금 없어"

‘태국 동굴 소년’ 사건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아성애자(pedo guy)”라고 비난한 영국 구조 잠수부가 “모욕적이고 더럽혀진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잠수부가 소송을 제기해 머스크는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BBC에 따르면 잠수부 버넌 언스워스(64)는 이날 “(머스크의 비난으로) 나는 사실상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수치스럽고, 부끄럽고 더렵혀진 기분”이라고 증언했다.

감정이 복받친 듯 증언 도중 그의 목이 메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해당 트윗이 “너무 상처였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매우 약하고 고립된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스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지 않으면 정말 소아성애자처럼 인식될까 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배심원단에게 당시 즉흥적으로 그런 표현을 썼으며 “명백하게 건방진 표현이지만 아무도 그걸 ‘소아성애자’로 해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해당 표현이 자신이 자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끔찍한 늙은이(creepy old man)”를 뜻한다고 밝혔다.

소송을 당한 뒤 언스워스의 사생활을 파헤치려고 5만2000달러를 들여 사립탐정을 고용한 사실은 인정했다.

200억달러 자산가로 알려진 머스크는 재산 대부분이 주식이라면서 “가끔 사람들은 내가 많은 현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언스워스의 변호인 측은 많은 사람이 해당 표현을 ‘소아성애(pedophilia)’와 ‘남자(guy)’를 합친 말로 이해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건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국 치앙라이의 탐루앙 동굴에서 유소년 축구클럽 선수 12명과 코치가 고립됐다가 같은해 7월10일 모두 구조됐다.

당시 머스크는 자신이 세운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와 터널 굴착기업 보어링컴퍼니를 동원해 구조를 돕겠다고 나섰다. 스페이스X 로켓 부품으로 만든 잠수함과 굴착 기술 등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였다.

구조에 참여했던 언스워스는 “현장에서 (소형 잠수함은) 쓸모가 없다. 홍보를 위한 멍청한 짓이다”라고 인터뷰에서 비난했다.

이에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문제의 ‘소아성애자’ 표현을 쓰며 언스워스를 공격했다. 논란이 일자 몇 시간 뒤 그는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그의 팔로워는 2986만명이다.

언스워스는 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는 2012년부터 탐루앙 동굴을 탐사해왔으며 그곳에서 연간 수백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사건 당시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달려가 모래주머니로 수위가 높아지는 걸 막으면서 사흘 내내 잠도 자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 정부의 도움을 구해보라고 태국 정부에 조언하기도 했다.

동굴에서 실종 아이들을 찾아낸 탐험가 릭 스탠턴은 언스워스가 동굴의 지리를 상세하게 알려줘서 구조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스탠턴은 머스크의 잠수함은 좁은 동굴 입구를 통과하기에는 너무 크고 공기 공급량이 부족해 구조 작업에 활용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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