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실탄 맞았던 홍콩 시위자 “총알도 신념은 죽일수 없다”

  • 뉴스1
  • 입력 2019년 11월 24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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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홍콩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시위자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총알이 목숨을 빼앗을 수는 있어도 신념을 죽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패트릭 차우(21)는 지난 11일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사경을 헤맸다. 그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은 동영상에 담겨 온라인상에서 유포됐고, 이는 더 과격한 반(反)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당시 경찰 당국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다른 시위대를 체포하는 도중에 차우가 경찰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우가 총기를 빼앗으려 했기 때문에 총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차우는 이날 인터뷰에서 “경찰이 발포할 이유는 없었다”며 “경찰이 총을 빼 들어 다른 시위대에 겨눴을 때 나는 ‘왜 총을 겨누느냐?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차우는 총에 맞은 뒤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며 오른쪽 신장과 간 일부를 제거해야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 도중에도 총상의 영향으로 똑바로 일어서지 못했으며 절뚝이며 걷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는 ‘경찰을 용서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용서 못 한다. 그가 내 신장을 가져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해당 경찰은 현재 휴직상태다.

차우는 이어 ‘민주주의가 목숨을 바칠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민주주의와 자유는 기본적인 것이다”며 “홍콩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본법(홍콩의 헌법)은 우리의 투표권을 보장한다”며 “이를 위해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 정부가 당연히 보장해야 할 권리다”라고 말했다.

차우는 총격 사건 이후 시위대가 홍콩 중문대학교와 홍콩 이공대학교 등을 점거해 시위를 펼친 것에 대해서는 “깨어난 후 뉴스 등을 통해 접했다”며 “홍콩 사람들이 더 용감하게 정부에 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위대는 홍콩이나 중국 정부가 더 엄격하게 단속하기 전에 이 시간을 잘 이용해야 한다”며 “총알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는 있어도 신념은 죽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위가 점점 과격해지는 양상에 대해서는 “경찰이 인권을 무시하면서 증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콩 정부가 우리의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수용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독립된 조사를 받아들인다면 증오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Δ송환법 철회 Δ경찰의 강경 진압을 조사할 독립 위원회 설치 Δ체포된 시위 참가자 전원 석방 및 불기소 Δ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Δ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차우는 시위대에게 구의원 선거에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이 정부에 맞서지 않으면 우리는 훨씬 더 억압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내일은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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