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남학생도 허벅지에 총탄…피로 얼룩진 홍콩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6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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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에 총상을 입은 14세 소년 - 폭호이 병원 배포
허벅지에 총상을 입은 14세 소년 - 폭호이 병원 배포
6월 초부터 17주째 반중(反中)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홍콩이 피로 얼룩졌다. 1일 고교생 쩡즈젠(曾志建·18)이 왼쪽 가슴에 실탄을 맞은 지 3일 만인 4일 14세 남학생이 또 허벅지에 총탄을 맞아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경 위안랑(元朗) 대로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14세 남학생이 왼쪽 허벅지에 경찰의 실탄을 맞았다. 그는 병원에서 총탄 적출 수술을 받았고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의 신상과 자세한 사고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이은 실탄 발포 부상자로 인해 시위대와 당국의 무력 대치도 격화되고 있다.

홍콩 정부는 5일부터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이른바 ‘복면금지법’을 시행했다. 사실상 계엄령에 준하는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도 발동했다. 이에 시위대 일부가 미국 독립선언문 일부를 차용한 ‘홍콩 임시정부 선언’까지 공표해 대응에 나섰다고 타이완뉴스 등이 보도했다. 홍콩 자치정부 관료의 전원 퇴진, 입법회 즉시 해산, 내년 3월 임시 선거 등 자치정부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4일부터 6일까지 이어진 시위에서 시민들은 지하철에 불을 지르고 중국계 은행 및 기업의 기물을 파손하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일부 시위대는 마스크를 쓴 채 인간띠를 만들어 행진하는 ‘반(反) 복면금지법’ 퍼포먼스를 펼쳤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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