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기 속 10월로 넘어온 북미 협상…이달 중순 재개?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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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 주재 대사, 총회서 "美 6·12 합의 이행해야"
6·30 판문점 회동서 협상 재개 약속 후 3개월 지나
美 트럼프 탄핵 국면 '변수'…파장 크지는 않을 듯
"실무협상 임박한 신호들 감지" 이달 중순 가능성

북미 실무협상 재개 시점이 또다시 달을 넘겼다. 북한이 지난달 ‘9월 하순경’을 언급하며 북미 실무협상 준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여전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이 1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하며 대미 압박 공세를 이어갔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북한은 체제안전 보장과 제도 발전을 담보하는 단계적 동시행동적 비핵화 로드맵을 원하고 있다. 여전히 접근 방식에서 이견을 보이고는 있지만 대화 재개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달 중에는 실무협상이 재개될 거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 나선 김 대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서명한 공동성명의 조속한 이행을 미국에 촉구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새로운 관계 설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김 대사의 이번 연설은 실무협상 재개에 앞서 이어오고 있는 막바지 대미 압박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달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에서 김 위원장의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상기하며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며,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나아가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계산법을 찾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 본다”며 (미국이)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김 대사는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러한 공식입장을 거듭 확인하며 ”조미협상이 기회의 창이 되든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할 계기가 되는가는 미국이 결정하게 된다“고 공을 넘겼다.

북미는 6·30 판문점 정상 회동에서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으나 3개월이 지나도록 마주 앉지 않고 있다. ‘체제안전과 제재 완화’를 원하는 북한과 ‘선(先)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이 타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그럼에도 양측은 정상 간 친서외교를 통해 협상 동력을 유지했고,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하면서 북한의 호응을 끌어냈다. 여기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미시간대 강연에서 체제안전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실무협상 재개 동력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이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비핵화를 해야 한다며 북한의 행동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협상 재개에 앞서 유연한 모습을 보였고, 북한이 여기에 화답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늦지 않은 시점에 실무협상팀이 마주 앉을 가능성에 여전히 무게가 실린다.

변수도 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에서 또다시 전개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국면이 협상에 미칠 파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분석이다. 다만 북한은 연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는 점,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국면을 돌파하고 대선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대한 합의를 도출하려 할 거라는 전망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크숍에 참석, 정책설명에서 ”최근 북미 실무협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들이 많이 감지되고 있다“며 ”실무협상은 조만간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하기도 했다. 북한이 북중 수교 70주년 행사를 마무리하고 이달 중순께부터 미국과의 실무협상에 본격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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