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펠로시와 통화…“내부고발 무마 내 탓 아냐”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5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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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스캔들, 바이든도 관련…민주당에 부메랑 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정보국(DNI)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 무마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책임을 부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YT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통화하며 ‘내부고발건이 의회에 공유되지 않은 건 내 탓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항변했다. 펠로시 의장은 해당 통화 내용을 민주당 동료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의 통화에서 부적절한 약속을 했으며, 지난달 12일 정보기관감찰관실(ICIG)에 이와 관련된 내부고발이 제기됐다고 지난 18일 보도한 바 있다.

문제의 통화는 지난 7월25일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통화에서 군사원조를 빌미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관련 수사를 압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의혹은 특히 ICIG 상위기관인 조지프 매과이어 DNI 국장대행이 문제의 내부고발 의회 통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며 더욱 논란을 빚었다. 통상 신뢰할 만하고 심각한 내부고발은 의회에 통보해야 하지만, 매과이어 대행이 통보를 막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백악관과 법무부가 문제의 내부고발이 관련법 적용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DNI에 전달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행정부 차원의 내부고발 무마 내지 은폐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와 관련, 이날 트럼프 대통령 탄핵절차 추진 발표 성명에서 DNI의 내부고발 의회 공유 저지에 대해 “국가안보 및 정보, 내부고발자 보호를 훼손한다”며 “법률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를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내부고발 무마 의혹을 별도로 펠로시 의장에게 해명한 것과, 펠로시 의장이 성명에서 이를 트럼프 행정부 전체 문제로 규정한 데에는 각자의 정치적 계산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정부 외압 의혹이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무관치 않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차남이 이사로 있는 에너지기업 수사 저지를 위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해임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 의혹도 이에 관한 수사와 연계돼 있다. 자칫 해당 의혹이 민주당에 부메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내부고발 무마 의혹과는 선을 긋고 외압 의혹에 초점을 맞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역공을 가하는 게 유리하지만, 민주당 입장에선 내부고발 무마 의혹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안전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해) 압력은 없었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 및 그의 아들과 달리 보상도 없었다”고 발언하는 등 이미 화살을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로 돌리려는 모습이다.

반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정부 외압 의혹보다 행정부 차원의 내부고발 은폐 의혹을 먼저 거론했다. 특히 내부고발을 담당한 마이클 앳킨스 감찰관이 지난 19일 하원 정보위에 출석, DNI국장이 내부고발 의회 공유를 막았다고 증언했다는 게 펠로시 의장의 설명이다.

한편 내부고발 의회 공유를 막은 것으로 알려진 매과이어 대행은 오는 26일 하원 정보위 출석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 차원의 내부고발 무마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내용이 추가로 나올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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