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행정’ 악명 美차량국 서비스 개선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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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CEO 출신 국장 임명… ‘평균 2시간 대기’ 벗어날지 주목

다양한 동물 캐릭터가 나오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016년)의 인기 장면 중 하나가 미국 차량국(DMV) 에피소드다. 도장 하나 찍는 것도 숨넘어가게 느린 나무늘보 직원 ‘플래시(flash·섬광)’를 보고 DMV의 느림보 행정에 지친 경험이 있는 미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웃는다.

미 실리콘밸리 출신 최고경영자(CEO)라면 DMV의 ‘나무늘보 서비스’를 빠르게 바꿀 수 있을까. 24일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DMV 행정서비스 개선을 위해 실리콘밸리에서 20년 넘게 CEO 등을 지낸 스티브 고든(59)을 국장으로 영입했다고 전했다.

DMV는 운전면허 발급, 차량 등록 등을 담당한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따르면 DMV의 평균 대기시간은 2시간. 2시간을 초과하는 민원도 16%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내년 10월부터 국내선 항공기 등을 탈 때 기존 운전면허증을 신분증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최근 캘리포니아 DMV에서는 새 운전면허 신분증 ‘리얼 ID’로 교체하려는 인파가 몰리며 ‘민원대란’이 일어났다.

뉴섬 주지사는 23일 기자회견에서 “DMV에서의 경험 때문에 사람들이 (행정서비스에) 분노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기술 전문가를 얻었다”며 고든 국장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뉴섬 주지사는 올해 1월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신설해 DMV의 기술, 훈련, 업무 절차 등을 바꾸는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고든 신임 국장은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회사인 시스코의 기술서비스 사장을 지냈고 최근에는 기업의 기술 고문 역할을 해왔다. LAT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DMV에서 겪은 불편 때문에 신임 국장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마어마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안다”며 각오를 다졌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주토피아#실리콘밸리#dmv#나무늘보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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