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도 페이스북 암호화폐 집중 포화…“시대적 흐름”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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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8일 0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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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 발행을 잠정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리브라 발행에 대한 미국 의회의 부정적인 기류를 반영해 각국 규제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출시 여부를 조율하겠다는 계획이다.

리브라 운영사인 칼리브라의 데이비드 마커스 대표(CEO)는 17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리브라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다만 페이스북을 향한 불신으로 가득찼던 16일 상원 청문회와 달리 하원에서는 리브라가 혁신적인 기술이며 암호화폐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임을 인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원 청문회에서는 이용자 보호 방안과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미국 하원 금융위원장 맥신 워터스는 모두발언에서 “페이스북 리브라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리브라연합(리브라의 파트너사 모임)이 계획대로 암호화폐를 발행할 경우 경제적 권력을 행사해 각국 정부와 금융을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전통금융기관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스캇 의원은 “리브라 백서는 자금세탁방지(AML), 고객신원인증(KYC), 이용자 데이터보안 등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커스는 “리브라연합은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 ‘핀센’에 등록을 마쳤다”며 “규제당국이 제시하는 모든 규정을 준수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캐롤린 멀로니 의원은 “리브라연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감독 아래 출시 전까지 100만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야하며, 이를 약속할 수 없다면 리브라는 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마커스는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프렌치 힐 의원은 리브라의 송금비용에 대해 질문했다. 마커스는 “향후 몇년간은 수익창출보다는 금융서비스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며 “리브라 암호화폐 지갑 ‘칼리브라’를 통해 거래 수수료를 없애는 것이 칼리브라의 궁극적 목표”라고 했다. 또 “리브라는 은행 서비스라기 보다는 페이팔과 같은 결제 서비스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이 리브라 관련 대출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진 않지만 출시계획이 없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그레고리 믹스 의원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언급하며 리브라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커스는 “칼리브라는 중앙정부가 발급한 신분증을 사용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허위로 계정을 만들 수 없는 구조”라면서 “리브라연합과 칼리브라는 은행과 경쟁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리브라가 미국 달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 마커스는 “리브라 준비금은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 등 다양하지만 주로 미국 달러로 구성되며 리브라의 주요 시장은 미국 외 국가로 미국 달러화의 지위를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브라의 준비금은 G7(주요 7개국) 규제기관의 법적 규제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조쉬 고트하이머 의원은 리브라연합 본사가 스위스에 있는 것에 대해 조세회의 의혹을 제시했다. 마커스는 “대다수 미국 기업이 스위스나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이는 조세회피를 위함이 아닌 이들 국가의 산업 규제가 명확하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오카시오 코르테스 의원은 리브라연합이 ‘비영리’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꼬집었다. 그는 “비영리 조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리브라연합이 왜 굳이 암호화폐 산업에 진출했을까 의문이 든다”며 “리브라협회의 ‘비영리’라는 타이틀을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브라연합의 선정기준에 대해 묻자 마커스 CEO는 “리브라연합은 특정 조건만 만족하면 기존 회원들의 합의에 따라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고 했다. 단 개인의 참여는 불가하며 정부의 가입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한 의원이 “중국 기업도 가입할 수 있는 것이냐” 묻자 “리브라는 페이스북을 사용할 수 있는 국가에 제한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불가하다”고 말했다.

반면 패트릭 맨헨리 의원은 “블록체인은 실존하는 기술이며 비트코인으로 시작된 암호화폐는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규제당국은 이를 (무조건 금지하기보다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산업진출이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것을 증명한다고 했다.

맨헨리 의원은 “20억 이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민간화폐(리브라)를 논의하기 위해 진행된 오늘 청문회에서 의회 정책입안자들의 우려가 충분히 제기됐다고 본다”며 “다만 암호화폐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암호화폐 죽이기에만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암호화폐를 죽이는 것은 불가하다”며 “오늘 청문회를 계기로 암호화폐에 대한 의회의 이해가 깊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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