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행사와 관련해 관세 반대 로비를 벌여온 미국 최대 폭죽업체로부터 거액의 폭죽을 기부받아 이해 충돌 논란을 빚고 있다고 ABC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BC방송에 따르면 오하이오주에 있는 폭죽업체인 ‘팬텀 파이어웍스(Phantom Fireworks)’는 트럼프 행정부에 독립기념일 행사에 사용된 75만 달러(약 8억 7705만원) 규모의 폭죽을 기부했다.
이 업체는 중국산 폭죽 관세 부과 반대 로비를 해온 업체라고 ABC 방송은 설명했다. 중국은 폭죽 최대 생산 및 소비 국가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폭죽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팬텀 파이어웍스를 비롯한 수백개의 미국 폭죽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산 폭죽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다.
브루스 졸단 팬텀 파이어웍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ABC방송에 출연해 “업계 대표들과 함께 지난 5월 백악관을 방문해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9일 당초 예고했던 3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팬텀 파이어웍스가 트럼프 행정부에 폭죽 기부를 발표한 날이라고 ABC는 전했다.
팬텀 파이어웍스 외에 또 다른 폭죽업체인 ‘파이어웍스 바이 그루치(Fireworks by Grucci)’도 독립기념 행사를 위해 폭죽을 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일 6100만명의 팔로워들에게 미국 폭죽업체들이 독립기념일을 맞아 폭죽을 기부한 사실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워싱턴DC에서 볼 수 없었던 가장 규모가 큰 불꽃놀이에 기부한 팬텀 파이어웍스와 파이어웍스 바이 그루치에 고마움을 표한다”며 “브루스 졸단과 필 그루치는 이번 독립기념일을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하게 만드는 데 도왔다”라고 밝혔다.
비영리단체 ‘정부 감시 프로젝트’의 자문위원인 스콧 에이미는 “독립기념일 폭죽 기부는 관대한 행위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얻었지만 윤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며 “폭죽 업체들은 관세 반대 로비를 벌여왔으며 트럼프 행정부 행사 준비를 사업 기회를 얻은 데 활용했다. 정부와 기업 간 지켜야 할 선이 있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행정부가 멕시코 국경지역 불법 이민자들을 위한 기부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법률조항을 거론하면서 거부한 반면 폭죽 기부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 커밍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은 ABC에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지역에 격리된 비인간적인 구금센터에 부모와 격리된 아이들을 위한 기저귀와 치약에 대한 기부를 거부하면서 당파적인 독립기념일 행사에 폭죽을 기부받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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