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대신 ‘영애’ 이방카 트럼프가 전면에 부상하는 이유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1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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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연설을 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연단에 올라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2019.6.30/뉴스1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연설을 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연단에 올라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2019.6.30/뉴스1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대신에 주요20국(G20) 정상회의와 한국 방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동행한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 보좌관에 대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가장 도드라진 장면은 이방카 보좌관이 세계 정상들의 자리에 어색하게 자신을 끼워넣는 모습이었다며 비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G20 정상들의 기념 촬영 시간에 주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정부가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동영상에서는 이방카 선임보좌관은 유럽 정상들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말하는 자리에 끼여보려다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를 두고 한 비평가는 “이방카 보좌관은 추수감사절 만찬에서 어른들 식탁에 끼려고 하는 어린이같다”고 조롱했다.

CNN에 따르면 G20에서 선임 보좌관은 여러 차례 양자 회담에 참석했다. 또 한국 비무장지대(DMZ)에서 북미 정상이 만난 것을 두고 “꿈만 같다”고 소감을 말한 것도 이방카 선임보좌관이었다.

국가안보 보좌관이 다음 일정을 위해 한국을 먼저 떠나고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그림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방카 선임보좌관이 전면에 나선 것이다.

최근 유럽과 일본을 대통령과 함께 방문한 대통령 영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이번 두 행사에는 불참하고 영애인 이방카가 동행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멜라니아 여사가 불참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대신 이방카가 미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그리고 대통령의 딸로 독특하고 유례없는 방식으로 전면에 나서서 세계 정상들과 관계를 구축하려는 행동까지 보이자 워싱턴 정가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미 국무부 대변인, 국방부 공보관을 지낸 존 커비 CNN 분석가는 이방카 선임보좌관이 ‘정통성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출직 직위도 아닌데다가 대통령의 딸이라 백악관 관리로서 투명하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위치냐가 문제라는 말이다. 또 커비 분석가는 “이방카가 어떤 정책 이슈에 관여하고 있으며 미국을 대변할 권한이 있는가”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선임 보좌관이 믹 멀베이니가 존 켈리 대신 백악관 비서실장이 된 후부터 더 폭넓게 정치에 관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전임자들과는 달리 멀베이니 실장은 이 둘의 행보에 손을 놓고 있으며 이들의 활동 범위를 제한하려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리는 멀베이니 비서실장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두 사람에게 권력을 부여하고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른 관계자는 그가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CNN은 지난주 특히 두드러진 이방카의 행보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리고 있는 그녀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더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이방카가 (러닝메이트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이면서도 “그녀가 대선에 출마하길 원한다면 매우 이기기 어려운 상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찾은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에서 딸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무대로 불러올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둘을 ‘미녀와 야수’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이방카에 대해 들은 사람 있는가? 올라와라, 이방카. 그녀가 무대를 주름 잡을 것이다(She‘s going to steal the show)”고 자랑스레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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