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생존자 증언 “‘쾅’ 아닌, ‘쿵·쿵’ 두 번 부딪힌 뒤 유람선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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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31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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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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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배가 와서 세게 받은 것도 아니란다. ‘쾅’ 소리도 아니었다고 한다. 바로 눈앞에서 그분(생존자)들이 목격한 거다. 그저 ‘쿵’, ‘쿵’ 하고 두 번 부딪혔는데, 두 번째 부딪히고 나서 (유람선이) 오른쪽으로 순간에 뒤집히며 위에 있던 분들이 쏟아져 물속으로 빠져버린 상황이 됐다.”

헝가리 교민인 문창석 목사는 31일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생존자의 증언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문 목사는 “제가 어제 상당히 긴 시간을 구조 받은 (7명 중) 여섯 분하고 같이 있었다”며 “그분들을 제가 도울 일이 없을까 해서 가서 옆에 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곱 분이 생존해 계시지 않느냐. 한 분은 갈비뼈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아직 병원에 계시고, (나머지) 여섯 분은 이제 퇴원을 다 해서 한 호텔에 묵고 계신다”며 “그 호텔에서 같이 반나절 정도 있었는데, 여섯 분 중 대부분이 선상에 있었다고 한다. 위에서 야경 사진을 찍으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상에 있던 일부 생존자들은) 국회의사당을 찍느라고 후미에 있었던 사람들”이라며 “그분들의 똑같은 이야기가 뭐냐면 (침몰 유람선) 후미의 왼쪽, 그러니까 배 끄트머리의 뒤 왼쪽 부분을 그 큰 배가 와서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 밖에서) 크루즈 선박의 전면을 볼 때 왼쪽 아래쪽에 부딪친 상처가 있다. 그렇다면 그게 맞아떨어지는 것”이라며 “생존하신 분들의 증언으로 보면 이게 정확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사진=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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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머물고 있는 생존자들의 건강상태에 대해선 “육체적인 부분은 (6명) 중에 다섯 분은 그렇게(고통을) 호소하는 부분은 없었다. 한 분이 왼쪽 어깨 부분, 그러니까 팔뚝 부분에 타박 통증을 좀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다만 “정신적으로 지금 굉장한 충격이다.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저는) 같이 있어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는 30일 오전 4시 5분(현지시각 29일 오후 9시 5분) 유람선 ‘하블레아니’(헝거리어로 인어)와 스위스 선적 ‘바이킹 리버 크루즈’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유람선에는 한국인 33명이 탑승해 있었다. 헝가리인 승무원 2명을 포함하면 총 탑승자는 35명이다. 31일 오후 3시(현지시각 오전 8시) 기준 구조자는 7명, 사망자는 7명, 실종자는 21명이다. 비가 그치고, 날이 밝아짐에 따라 곧 침몰한 유람선의 선내 수색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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