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과이도 군사봉기 실패…마두로는 군 병력 앞세워 건재함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3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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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일 군 행사에 참석해 약 4500명의 군병력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일 군 행사에 참석해 약 4500명의 군병력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36)이 군부에 ‘정권 교체에 동참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며 군사봉기를 시도했으나 결국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57) 축출에 실패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수천 명의 군 병력을 사열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수도 카라카스 포르트 티우나 기지에서 열린 군행사에 참석해 약 4500명의 군병력 앞에서 “반역자와 쿠데타 음모자를 무장해제하기 위한 이 싸움에서 높은 사기를 유지해달라”고 강조했다.

과이도 의장이 지난달 30일 수도 카라카스 인근 군기지 외곽에서 중무장한 군인 수십 명과 함께 군인과 시민들의 봉기를 촉구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군부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유지하면서 과이도 의장의 정권교체 시도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이 동영상이 촉발한 반정부 시위로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이틀간 최소 4명이 사망하고 23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205명이 구금됐다. 그러나 2일 반정부 시위가 동력을 잃으면서 카라카스 시내는 평온한 상태를 되찾았다. 과이도 의장은 다음 단계로 ‘노동자 총파업’을 제시했다. 그러나 날짜도 정해지지 않은데다 지지층마저도 지쳐가면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과이도 의장의 군사봉기가 실패한 이유는 사전에 정보가 누설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 측은 애초 군사봉기 시점을 1일로 잡았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관련 정보가 누설됐다는 정보를 받고 이를 하루 앞당겼다는 것이다.

미국의 오판론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베네수엘라 야당 측이 친정부 세력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지에 대해 미국이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 측은 과이도 의장의 측근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가택연금 중에 탈출한 과이도 의장의 ‘정치적 멘토’ 레오폴드 로페스 전 카라카스 시장에 체포 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30일 로페스 전 시장은 가족들과 함께 카라카스 내 스페인 대사관으로 피신했다. 또한 법원은 에드가 잠브라노 국회 부의장을 상대로 반역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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