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두번째 거부권 발동…“예멘 내전에서 안 빠진다”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17일 11시 22분


코멘트

양원 통과한 사우디 지원중단 결의안 ‘거부’
트럼프, 사우디와의 관계 염두…일부엔 “동조말라” 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예멘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중단하자는 의회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거부권 행사다.

이 결의안은 찬성 247 대 반대 175로 하원을 통과한 뒤 지난달 공화당이 강세인 상원도 통과했다. 즉 양원은 초당적으로 복잡한 양상의 예멘 내전에 미군이 개입하는 것을 종식하자고 주장한 것이었다.

그러나 군 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것.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을 공격하고 있는 사우디를 계속 지지할 것이란 의미다.

후티 반군은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국제사회가 통치자로 인정하는 만수르 하디 대통령 정부에 맞서며 유혈 충돌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티 반군의 뒤에 시아파 이란이 있다고 생각하는 수니파 사우디가 주도하는 ‘외세’까지 개입, 혼란은 좀처럼 잦아들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 결의안은 현재와 미래에 미국 시민들, 그리고 용감한 봉사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면서 나의 헌법적 권력(constitutional authorities)을 약화시키려는 불필요하고 위험한 시도”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내전으로 예멘에선 민간인 수천명이 사망했고 식량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난민으로 떠도는 예멘인들도 상당수. 그러나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예멘으로 가는 구호물자 수송을 막고 민간 시설을 공격하면서 유엔 및 인권 단체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백악관 및 의회 관계자들을 인용한데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예멘에 대한 의회 표결을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미 행정부가 계속 사우디 편에 서 있는 것에 대한 비난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 상원의원들에겐 “동조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중앙정보국(CIA)마저도 카슈끄지 살해는 사우디의 사실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명령한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계속 강력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예멘 내전 개입을 계속하겠다는 걸 공식화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감축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원을 통과한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 저지 결의안에 대해 처음으로 거부권을 발동했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