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좌파 기지개… 핀란드-스페인 총선 사회당 강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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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사민당, 좌파연정 구성 유력… 스페인 사회당도 재집권 가능성

최근 유럽 각국 선거에서 참패를 거듭했던 사회민주 계열 정당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14일과 28일 각각 총선을 치르는 핀란드와 스페인에서 사회당 집권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BBC 등이 14일 보도했다.

안티 린네 대표(57)가 이끄는 핀란드 사회민주당은 총선 직전 여론조사에서 약 19%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핀란드 의회에서는 200석을 두고 10개가 넘는 정당이 난립해 거의 모든 집권당이 연정을 구성한다. 사민당 역시 녹색당 등 비슷한 성향의 정당과 좌파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이날 오후 8시(한국 시간 15일 오전 2시) 끝난다.

유하 시필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정은 보건복지 개혁안 추진 실패로 지난달 사퇴했다. 시필레 내각은 고령화에 따른 과도한 복지 예산을 줄이는 대신에 의료 서비스 효율화를 추진하다가 각계의 반발로 좌초했다. 이에 린네 사민당 대표는 선거 기간에 “기존 복지국가를 강화하기 위해 세금을 더 걷겠다”고 했다. 그는 집권 시 3만 유로(약 3870만 원) 이상 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현행 30%에서 34%로 늘리고, 매달 1400유로(약 180만 원) 이하의 연금소득자에게 매월 100유로씩 더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사회노동당도 28일 총선에서 재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9일 스페인사회연구소(CIS)의 최신 투표 의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당은 30.2%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평등, 복지, 다문화 등을 강조한 사회민주 계열 정당은 한때 유럽 각국 정가의 대세를 형성했다가 최근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득세와 반(反)이민 움직임 논란으로 시련을 맛봤다. 2017년 대선에서 득표율 5%의 굴욕을 당한 프랑스 사회당은 지금까지도 지지율 5, 6위 정당에 그치고 있다.

이탈리아 민주당도 지난해 총선에서 극좌 오성운동에 1위를 내줬고 지금은 극우 동맹당에도 밀려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페인은 사회당이 집권 중이지만 우파 국민당이 부패 스캔들로 사퇴하면서 선거를 통하지 않고 정권을 물려받았다. 이런 기류 때문에 핀란드와 스페인에서의 사민당 강세도 ‘장기적 대세’가 아닌 ‘반짝 돌풍’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핀란드 사민당#스페인#좌파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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