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北, 북미회담 취소 협박도…시작전부터 삐거덕”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7일 09시 02분


코멘트

CNN “北, 폼페이오도 바람맞게 해…비핵화 의지 의구심”
“최선희, 마지막 순간에 김정은 메시지 전달…美 불만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 © News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 © News1
지난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없이 결렬되면서 마무리됐다. CNN은 6일(현지시간) 정상회담 과정을 전하면서 북한이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했고 이에 미국은 이번 회담의 성과에 대해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게다가 북한의 비핵화 의사를 타진하고자 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회담 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바람을 맞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의 정상회담 취소 협박

미국 관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 전부터 회담의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양국이 정상회담 전 실무협의에서부터 큰 진전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정책특별대표는 정상회담 6일 전부터 하노이에서 실무협의를 가졌다.

게다가 북한은 심지어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여러 차례 협박하기도 했다며 미국 측이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회의적이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미국 고위 관계자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의문을 갖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무협의에서 나온 것 이상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고 CNN은 전했다.

◇ 북한의 차가운 대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린 또 다른 요소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바람을 맞았다는 것이다.

CNN은 3명의 미국 관계자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정상회담 하루 전 하노이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협상 타결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길 원했지만 만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 부위원장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몇 시간을 기다렸지만 좌절한 채 결국 잠이 들었다는 것.

CNN은 북한 당국자가 미국 카운터파트를 바람맞힌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정상회담 하루 전날 고위급 인사가 외면을 당한 것은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승리로 끝나지 않을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었다고 진단했다.

◇ 트럼프 대통령의 과신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협의에서 논의된 것 이상이 나오지 않을 경우,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준비를 해야 한다는 조언보다 자신의 외교적 능력을 과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로 향하면서도 김 위원장과 직접 대면하면 그를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과신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2016년 이후에 발생했던 주요 제재 조치의 완화를 요구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그것이(북한이 요구한 제재완화 범위) 좋지 않다고 느꼈다”며 “폼페이오 장관과 나는 오랜 시간 (북한과) 협상하고 내부적으로도 대화를 나눈 뒤 그 시설(영변 핵시설)이 매우 크긴 하지만 우리가 할 것에 비해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 마지막 순간 다급했던 북한

북한의 취소 협박과 차가운 반응으로 시작 전부터 삐거덕거리던 정상회담이었지만 결렬될 분위기에 이르자 결국 북한도 협상 타결을 위해 분주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미 대표단에 전달한 것.

CNN은 “메트로폴 회담이 끝나갈 무렵 북한 관계자가 미국 대표단으로 달려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메트로폴) 호텔을 떠날 준비를 하던 중 최 부상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미국 대표단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제재 일부를 완화시키려는 북한의 마지막 시도였다고 CNN은 전했다.

북미 양국은 그동안 영변 핵시설의 정의와 범위에 대한 논의를 계속 해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서는 영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광범위한 정의를 북한이 수용하는지 여부가 불확실했고, 미국은 확실한 답변을 원했다.

이에 최 부상은 김 위원장에게 달려가 영변 핵시설 내 모든 것을 포함한다는 답변을 들고 돌아왔다.

◇ 미국의 불만족

영변 핵시설 내 모든 것을 의미한다는 김 위원장의 답변에도 미국 대표단은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협상을 재개할 생각이 없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시설과 관련된 질문에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어야 했다”고 답했다.

CNN은 “일부 미국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의 마지막 순간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협상을 타결하길 원했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이 그것을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전했다.

◇ 앞으로의 협상 재개 여부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을 걷고 나왔지만 협상은 생산적이었고, 이것이 끝이 아니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양국 간 난관은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고, 협상이 다시 재개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양국 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관계자들은 다음 달 내에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시기와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있다는 소식까지 나오면서 향후 협상은 더욱 안갯속으로 들어갈 듯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