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 참가 美병력 일부 입국… 軍 “한미훈련 정상진행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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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예정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취소되면 1년이나 연합훈련 공백
주한미군사령관도 ‘실시’ 의견…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막판 변수

다음 달 초로 예정된 키리졸브(KR)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참가할 미 증원병력 일부가 최근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 병력은 키리졸브 훈련의 사전 준비 임무를 맡은 선발대 요원들이다. 한미 양국군이 다음 달 4일부터 열흘간 실시하기로 잠정 결정한 키리졸브 훈련 준비에 사실상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27, 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합훈련 유예설이 나오지만 현재까지 관련 준비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훈련 개시일에 맞춰 미 증원병력의 전개와 훈련 시나리오 점검 등 사전 절차가 착착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 군 당국이 3월 15일부터 두 달간으로 잠정 확정한 독수리훈련(FE)도 준비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협의를 통해 올해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실시하는 쪽으로 최종 적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이어 이번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까지 유예하면 1년 치 대규모 연합훈련이 취소돼 연합대비태세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데 양국 군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에 부임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번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통해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12일(현지 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군사훈련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군사적 대비와 (비핵화 협상을 위한) 외교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취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기류로 볼 때 한미 군 당국은 일정을 변경하거나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두 훈련을 실시하는 쪽으로 상부에 건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군 당국이 두 훈련을 ‘로키(low-key)’로 진행하는 내용으로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참가 병력과 증원전력의 전개를 최소화하고 훈련 명칭을 바꾸거나 훈련 기간도 더 줄여서 북한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모양새를 갖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돌발 변수가 남아있다.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유예를 ‘깜짝 카드’로 활용할 개연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선물로 훈련 유예를 전격 발표할 수도 있다는 것. 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을 대북 비핵화 협상의 ‘레버리지’이자 압박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유예 여부를 막판까지 언급하지 않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14일 외교 경로를 통해 주한미군 문제는 (북-미) 비핵화 대화와 무관하고,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 주한미군의 철수나 감축에 대해 논의하거나 계획한 바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해왔다고 한 당국자가 밝혔다. 이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상원 청문회에서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문제 연계를 시사한 발언 논란에 대한 해명이라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키리졸브#미국병력#“한미훈련 정상진행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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