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일부 수녀들 사제의 성노예 수준이었다”
교황청 “권력남용을 뜻하는 것이었다” 해명
일부 수녀들이 사제들의 성노예 수준에 처해 있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투 발언’ 후 교황청이 발언의 의미를 명확히 하겠다며 나섰다.
6일(현지시간) CNN 등 언론들에 따르면 알렉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임시 공보실장은 “교황 성하가 ‘성노예’를 말하고 공동체의 해산을 언급할 때 의미한 것은 ‘조작’(manipulation)이었다”면서 “이는 성적 학대에도 반영되어 있는 권력 남용의 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성적 착취를 권력 문제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대해 발언의 강도를 다소 약화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새벽 아라비아 반도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교황은 수녀들에 대한 성적 학대 관련 질문을 받자 “사제는 물론 주교들 중에도 그런 짓을 한 이들이 있다”면서 “그리고 그런 일이 지금도 저질러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가톨릭 주교와 사제들의 수녀 성추행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발언이다. 지금까지 성직자들의 성 관련 스캔들의 대부분은 미성년자에게 집중되어 왔다.
지난주 교황청의 공식 일간지는 사제들에 의한 수녀 성 유린과 학대에 관한 기사를 싣고 “여성에 대한 학대가 출산을 초래하고 따라서 강제 낙태와 사제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기원이 되어 사태를 더 악화시켜왔다”고 보도했다.
교황의 수녀 관련 발언은 이 기사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하자 나왔다. 답변에서 교황은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를 언급하면서 2013년 성적 학대 문제로 여성 수도회 공동체 한 곳을 해산시켰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수도사와 창립자의 악행으로 그곳이 성노예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 속 공동체는 1970년대 프랑스에서 설립된 성 요한 공동체를 지칭한다. 공동체는 2006년에 설립자 마리 도미니크 필리프 신부가 죽은 후 프랑스와 스페인으로 갈라졌다. 2013년 공동체는 필리프 신부가 자신이 영적으로 지도하는 여성 여러 명에게 때로 정절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공동체도 언론도 당시 ‘성노예’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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