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영공서 후티반군 무인기 격추 시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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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첫 포로 맞교환한 날 이란산 부품 사용한 드론 요격
예멘 내전종식 회의감 커져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에서 시아파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이 격추됐다. 지난달 30일 사우디 현지 아랍뉴스 등에 따르면 사우디 공군은 예멘 국경에 가까운 남부도시 아브하 상공에서 후티 반군의 드론을 요격했다. 이날은 예멘 정부군과 아랍동맹군이 내전 4년 만에 처음으로 후티 반군과 포로를 맞교환한 날이다. 후티 반군은 예멘 수도 사나 일대를 점령하고 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동맹군의 투르키 알 말리키 대변인은 “전문가들이 드론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 주요 제품이 이란산으로 밝혀졌다”며 “(시아파) 이란의 후원을 받은 후티 반군이 드론을 이용해 군사행동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드론이 공격용인지 정찰용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양측은 지난해 12월 최대 격전지인 호데이다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하고 1만5000여 명의 포로를 바꾸기로 합의했다. 아랍동맹군은 이날 후티 반군 7명을 석방했고 전날 후티 반군도 사우디 병사 1명을 석방해 사우디로 돌려보냈다.

양측은 휴전 합의 이후에도 크고 작은 교전을 벌이고 있다. 더군다나 후티 반군이 이란산 드론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내전 종식’에 대한 기대감은 회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후티 반군은 10일 폭탄을 실은 드론으로 예멘 정부군 및 아랍동맹군의 행사장을 공격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아랍동맹국은 열흘가량 뒤 후티 반군이 점령한 사나 일대를 공습했다. 아랍동맹군은 “후티 반군의 드론 시설 7곳을 공습했다”며 “이란에서 만든 ‘샤히드-129’ 드론을 가지고 있으며 주거지에 숨기고 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최근 군사적 목적으로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란에서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합동국방안보연구소(RUSI)가 지난해 발표한 ‘중동 지역 무장 드론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2012년 무장 드론 개발에 성공했고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이란산 드론은 후티 반군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등에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a@donga.com
#사우디 영공#후티반군 무인기 격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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