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국회의원, 살해 위협 쇄도로 사퇴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5일 0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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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적으로 동성애자 임을 밝혀온 브라질의 좌파 국회의원이 24일(현지시간) 점점 늘어나는 살해 위협 때문에 의원직과 이 나라를 포기하고 떠난다고 선언했다.

브라질 일간지 ‘폴하 데 상파울루’가 게재한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조앙 윌리스 의원은 현재 브라질에서 해외에 나가있으며 귀국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 대신 앞으로 학계에서 일하겠다고 말했지만 그것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해 10월의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그는 2월에 새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리우데자네이루의 여성 시의원 마리엘 프랑코가 지난 해 3월 운전사와 함께 살해 당한 이후로 살해협박이 부쩍 늘어나 생명의 위험을 느꼈다고 밝혔다.

남미 최대의 국가인 브라질 국민들의 다수는 흑인이며 레스비언인 프랑코가 리우 시내의 가장 폭력사건이 많은 빈민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성적 소수자 권리를 주장하는 상징적 인물로 반겼다. 또 빈곤지역에 대한 정치적 폭력과 탄압에 맞서줄 인재로 여겨, 그녀가 살해되었을 때 브라질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대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졌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났지만 그의 살해 용의자는 아직 한 명도 체포된 적이 없다.

역시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인 윌리스는 그 때부터 경호원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떻게 4년 동안을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방탄차 안에서만 살 수 있겠는가”하고 그는 반문했다. 그는 신문 인터뷰 기사와 링크된 트위터 글에서 “생명의 위협을 당할 때 목숨을 보존하는 것도 더 나은 날들을 위한 싸움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기자들에게도 연락을 끊은 그가 보좌관을 통해서 앞으로는 더 이상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소재지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의 사퇴발표로 브라질 매체들은 브라질의 고질적인 치안 부재와 정치적 환경의 악화를 일제히 비난하면서 보우소나루 취임 이후의 사태 악화를 지적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학의 정치학교수 마우리시우 산토루는 “현역 의원이 떠나야할 정도로 브라질의 민주주의가 위험한 상태에 있는 것”이라면서 “마리엘 프랑코의 살해사건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데다 이런 일이 이어졌다. 이제는 국가가 주요 정치 엘리트 조차 보호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고 비난했다.

【 서울 =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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