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016년 美 대선서 흑인 겨냥해 여론조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8일 2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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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보고서, 러시아 댓글부대 IRA 게시글 분석
‘흑인진압 영상’ 등 흑인겨냥 공작
“선전도구로 페이스북 보다 인스타그램 영향력 더 커”

출처: 뉴 놀리지
출처: 뉴 놀리지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소셜네트워크(SNS) 상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위해 특히 흑인을 겨냥해 여론전을 벌였으며, SNS 가운데 주로 인스타그램을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전날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된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가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 의지를 꺾기 위해 SNS에서 공작을 활발히 펼쳤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사이버보안업체 뉴 놀리지와 컬럼비아대, 캔필드 연구소 등이 만든 것과 영국 옥스퍼드대의 ‘컴퓨터를 이용한 프로파간다 프로젝트’팀과 네트워크 분석회사 그래피카가 공동 작성한 것 두 종류다. 두 보고서에는 러시아에 기반을 둔 댓글부대인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가 2013년부터 최근까지 SNS에 올린 20만 건의 게시물 등을 분석한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는 IRA가 특히 흑인을 진압하는 경찰의 폭력성을 부각한 영상 등을 올리며 당시 미 정부에 대한 흑인층의 분노를 자극했다. 또 흑인들이 관심을 끌 만한 콘텐츠와 함께 ‘힐러리 클린턴(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건강 이상설’ 등을 퍼트렸다고 밝혔다. IRA 요원들은 러시아 상트페르부르크에 있는 본사 주소와 러시아 메일 계정을 사용했으며, 루블화로 광고료 등을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고서는 IRA가 더 많은 회원을 보유한 페이스북보다 인스타그램을 여론조작에 더 활발히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선이 열린 2016년부터 3년간 게시된 IRA의 인스타그램 콘텐츠에는 1억8700만 건의 상호작용이 있었지만 페이스북은 7700만 건, 트위터는 7300만 건 정도였다. 보고서는 이미지를 강조한 인스타그램이 향후 2020년 대선에서도 러시아의 주요 선전도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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