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정보당국 보고 듣고도 딴소리…불신·이해부족”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2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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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보당국 불신이 국내 문제를 넘어 글로벌 이슈로 확산되면서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전현직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이슈에 대한 정보당국 보고를 믿지 않아 현실과 괴리감이 커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스캔들 등 국내 문제에 국한됐던 불신이 북한 및 이란 핵문제, 기후변화,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태 등 글로벌 이슈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정보당국 한 관계자는 “좌절감이 크다”며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들은 대통령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고 있지만 트럼프의 불신은 이 모든 것이 낭비처럼 느껴지게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정보당국 간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양측이 유례없는 단절을 보이고 있으며 정보기관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보고서를 만들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내각에 어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까지 이같은 보고서 작성에 관여했던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통령보다 장관급에 어필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보당국의 간극은 각종 국제 이슈에 있어 대통령이 ‘오류’를 드러내게끔 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카슈끄지 사태의 경우 CIA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피살을 지시했다고 판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IA의 관련 보고 이후 사우디 왕세자가 피살 사건에 개입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미 상원은 지나 해스펠 CIA 국장의 보고를 들은 뒤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연루됐다는 확신을 드러냈다.

공화당 소속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빈 살만이 배심원 앞에 있다면 30분 만에 유죄 평결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역시 “‘스모킹 톱’이 있다”며 사우디 왕세자 배후 주장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최근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에 대해 범죄자들이 섞여있다고 주장했지만 대테러담당 고위 관료는 “이슬람국가(IS)나 수니파 테러단체가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침투하려 한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직감이 우월하다고 강조하며 정부 내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해 왔다.

CIA, DNI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특정 주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전문가보다는 대통령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일반인을 백악관에 파견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후문이다.

보고자들은 대통령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래픽 등을 동원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종종 한계에 부딪힌다는 전언이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 보고를 무시한다는 주장에 반발했다.

세라 샌더스 대변인은 “대통령은 CIA 국장을 포함해 국가안보 보좌관들로부터 정기적인 브리핑을 받고 조언을 듣는다”며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대이란 제재 등 여러 조치들은 정보당국의 보고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얼 코츠 DNI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 정기적으로 보고를 듣는다”며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정보당국의 보고를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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