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시 유가족에게 백악관 크리스마스장식 구경시킬 것” 트윗에 비난 봇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5일 0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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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 하루 앞두고 “좋은 시간 기대하고 있다” 트윗
“장례식이 아니라 저녁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비난 쏟아져
2016년 대선 경선 때부터 부시 일가와 악연…장례식 조사도 이례적으로 하지 않기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을 하루 앞둔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트위터 메시지에 대해 “무례하고 부적절한 표현을 썼다”는 비판이 물밀 듯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94세를 일기로 별세한 부시 전 대통령의 워싱턴 연방의회 추모식에 참석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늘 블레어하우스(백악관 부속 국빈숙소)에서 부시 전 대통령의 유가족들과 매우 훌륭한 시간을 보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전 영부인에게는 내 아내 멜라니아가 백악관에 꾸며놓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시킬 예정이다. (장례식을 준비한) 지난 이틀간 부시 일가가 보여준 고상함과 신중함은 놀라웠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가족의 죽음을 추모하는 이들을 두고 대통령이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에 대해 떠벌리다니, 믿을 수가 없다” “장례식이 아니라 저녁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트럼프는 심하게 정신 나간 사람이다. 장례식을 앞둔 가족들에게 이게 할 소리냐?”는 등 비판적 내용의 댓글을 줄줄이 달았다.

“전 영부인이라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 얘기냐?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 여사가 4월 별세한 사실을 잊어버린 거지?”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부시 전 대통령은 ‘나는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가 허풍쟁이(blowhard)인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표를 던졌다’고 말한 바 있다”는 댓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부시 전 대통령의 차남인 젭 부시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부시 일가와 척을 졌다.

4일 워싱턴포스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일가는 지난 여름 백악관에 ‘부시 전 대통령이 별세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장례식에 초대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하지만 조사(弔詞)는 하지 않는다. 현직 대통령이 국장(國葬)으로 엄수되는 장례식에서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세월 반목해 온 부시 일가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나름 타협적인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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