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잡을수 없는 ‘캐러밴’… 트럼프, 국경에 병력 5200명 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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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에 대한 침략” 트윗… 100년만에 접경병력 대규모 파견
야간감시용 블랙호크까지 투입… 300명 규모 3차 캐러밴 美 출발
일각 “트럼프가 정치적 이슈 부각… 되레 더 많은 캐러밴 움직여”

“美로 가자” 강 건너는 이민 행렬 중미 이민자 행렬 ‘캐러밴’ 구성원 일부가 29일 과테말라와 멕시코
 접경을 따라 흐르는 수치아테강을 맨몸으로 건너려 애쓰고 있다. 300여 명 규모의 이들 3차 캐러밴은 전날 엘살바도르를 
출발했다. 1차 캐러밴이 쓴 뗏목은 멕시코 해군의 압류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테쿤우만=AP 뉴시스
“美로 가자” 강 건너는 이민 행렬 중미 이민자 행렬 ‘캐러밴’ 구성원 일부가 29일 과테말라와 멕시코 접경을 따라 흐르는 수치아테강을 맨몸으로 건너려 애쓰고 있다. 300여 명 규모의 이들 3차 캐러밴은 전날 엘살바도르를 출발했다. 1차 캐러밴이 쓴 뗏목은 멕시코 해군의 압류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테쿤우만=AP 뉴시스
“이민자의 미국 침략을 군대로 막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으로 향하고 있는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中美) 국가 출신 대규모 이민자 행렬 ‘캐러밴(caravan)’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 접한 남쪽 국경에 무장 병력을 배치하는 강수를 뒀다.

테런스 오쇼너시 미군 북부 사령관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말까지 ‘충직한 애국자 작전’의 시작 단계로 병사 5200명이 남서부 접경지대에 배치될 것”이라며 “800명 규모의 병력은 이미 텍사스로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5200명은 당초 국경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던 800∼1000명을 훨씬 웃도는 병력이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악질 범죄자가 다수 섞인 캐러밴이 우리 나라 남쪽의 국경으로 향하고 있다. 제발 돌아가라.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는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 캐러밴 행진은 우리 나라에 대한 침략(invasion)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의 국경 경비는 군대가 아닌 국경순찰대(CBP)의 몫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멕시코 접경지에 이 정도의 대규모 미군 병력이 배치된 것은 10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오쇼너시 사령관은 “전쟁터에서 병력을 옮기는 데 쓰는 블랙호크 헬리콥터도 여러 대 출발시켰다”며 “헬기의 야간 감지 센서로 캐러밴의 위치를 파악해 신속하게 CBP 대원들을 그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주 작전 지역에 투입된 군인들은 CBP 대원들과 협력해 임시 방호벽을 세우는 등 국경 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케빈 매콜리넌 CBP 대장은 “현재 멕시코 남부에서 북진 중인 1차 캐러밴 3500여 명과 후발대인 2차 캐러밴 3000여 명을 주시 중”이라며 “이번 군 병력 배치는 캐러밴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통제 불능 사태에 이를 위험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정착을 꿈꾸는 중미 이민자 행렬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멕시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통해 모인 300여 명 규모의 3차 캐러밴이 28일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미국을 향해 출발했다.

USA투데이는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부각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캐러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캐러밴#트럼프#국경에 병력 5200명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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