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랑 사이 좋아” 민주당 의원들의 살아남기 전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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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텃밭지역 의원들 ‘줄타기’
관세 부과-난민장벽 찬성 등 중도 내세우며 보수표심 공략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68.5%의 비율로 지지했던 웨스트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은 민주당 소속의 조 맨친이다. 다음 주 중간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그가 소속 정당 때문에 위기에 빠졌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미국의 정치분석 매체 ‘538’에 따르면 그의 승리 가능성은 89.2%다. 민주당원임에도 때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중도 전략’으로 공화당 지지자까지 끌어안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맨친처럼 트럼프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의원직을 지키려는 민주당 소속 현역 상원의원들은 적극적으로 ‘중도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정치 양극화가 극심한 ‘트럼프 시대’에 이들의 정치 실험이 성공으로 끝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맨친은 지난달 남성잡지 GQ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대통령과 잘 지낸다. 그가 추진한 정책 중 지지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맨친은 무엇보다 이번 중간선거 국면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올봄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업적으로 평가되는 지난해 말의 감세법안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 장남 도널드 주니어는 이 같은 맨친의 중도 성향을 두고 “(맨친은)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애완동물이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56%의 비율로 지지했던 몬태나주의 존 테스터 상원의원(민주당)은 올 7월 대통령이 이 지역 유세에 나섰을 때 지역신문에 “환영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의 전면광고를 싣는 등 자신이 백악관과 좋은 관계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공직자 인준 표결에서는 주로 반대표를 던지면서도 자신이 발의한 보훈 관련 법안을 대통령이 다수 지지해줬다는 점을 강조하며 보수와 진보 유권자를 모두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이달 중순 여론조사에서 테스터는 49% 지지율로 공화당 상대 후보를 10%포인트 차로 앞섰다.

조 도널리(민주당·인디애나)는 다소 어려움을 겪는 형국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고향인 인디애나에서 상원 재선을 노리는 그는 고위공직자 인준 표결에서는 반대표를 다수 던지면서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멕시코 장벽’ 건설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이란 점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 마이크 브라운에게 역전당하는 등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트럼프#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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