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戰區 시찰 시진핑 “전쟁준비에 힘 집중”, 일대일로 견제 폼페이오 “中 금전제국 건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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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방중기간 날세운 美-中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27일자 1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5일 오전 남부전구 시찰 소식이 톱기사(왼쪽 상단)로 
올려져 있다. 신문에서 시 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소식은 사이드톱(오른쪽 상단)이다. 사진 출처 런민일보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27일자 1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5일 오전 남부전구 시찰 소식이 톱기사(왼쪽 상단)로 올려져 있다. 신문에서 시 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소식은 사이드톱(오른쪽 상단)이다. 사진 출처 런민일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만찬을 대접하던 26일 오후 7시(현지 시간). 시 주석 등 지도부의 동정을 보도하는 관영 중국중앙(CC)TV의 메인뉴스 신원롄보(新聞聯播)의 첫 뉴스는 중일 정상회담이 아니었다.

시 주석이 하루 전인 25일 오전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부전구(戰區)를 시찰한 소식이 가장 먼저 소개됐다. 보통 당일 열린 시 주석의 정상회담 소식을 첫 뉴스로 다루던 관례를 깬 것이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영유권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벌이면서 최근 군함 간 충돌 직전까지 가는 등 군사적 긴장이 부쩍 높아진 지역이다.

시 주석은 남부전구 지휘소에서 “최근 수년간 남부전구가 책임진 군사 임무가 막중해졌다”며 “힘을 전쟁 준비 추진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전쟁 수행, 실전 능력, 전투 준비 능력을 높이라” “각종 복잡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전쟁) 대응 방안을 완성해 놓으라” 등의 요구를 수차례 되풀이했다.

다분히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겨냥한 지시였다. 27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이틀이 지난 시 주석의 남부전구 시찰을 왼쪽 톱기사로 올리고 하루 전 시 주석과 아베 총리 회담은 오른쪽에 배치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미중 충돌 가능성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베 총리의 방중 기간에 미국도 가만있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시 주석에게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 참여라는 선물을 준 2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대일로를 부정한 돈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금전제국(treasury-run empire)’ 건설 시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기초 인프라 프로젝트(일대일로)의 대가로 해당 국가 지도자들에게 뇌물을 주는 이런 금전제국 건설은 그 국가 국민에게 나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대일로는) 미국의 이익에도 리스크가 된다. 우리는 어디에서나 (이를)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식재산권 탈취, 무역 불균형, 남중국해 충돌, 우주 영역 발전과 군사 확장 등 중국의 행위들은 미국 국민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며 “모든 도전은 미국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의 신장(新疆)위구르 지역 무슬림 통제와 기독교인 탄압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국가를 비판하는 것뿐 아니라 미국과 세계의 영향력을 사용해 기본 인권에 대한 도전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의 종교 통제 문제에 제재 등 실제 행동으로 개입할 것을 예고한 것이다.

런민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8일 ‘중국에 대한 적의를 높이는 데 폼페이오가 너무 힘쓰는 것 같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미국 고위 관료가 중국에 ‘죽기 살기로 덤비기로’ 처음 선언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환추시보는 이런 비판을 ‘미국 중간선거용’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악마화’가 나선형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다음 주 워싱턴을 방문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최근 미중 군사 긴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27일 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일대일로 견제 폼페이오#중국 금전제국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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