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와 중거리핵협정 파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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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실전배치 등 합의 위반”… 방러 볼턴, 푸틴 만나 통보할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러시아와 체결했던 중거리핵전력제한협정(INF)을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냉전시기인 1987년에 체결된 INF가 공식 파기되면 핵 군비경쟁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유세를 위해 네바다주 엘코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했다. 우리는 협정을 파기하고 탈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핵 협의를 위반하고 우리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무기를 만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우리는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해당 무기들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INF를 대신할 새 협정이 추진된다면 핵·미사일 전력을 강화 중인 중국까지도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은 반(反)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일환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미사일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500km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의 INF 파기 계획은 이날 러시아 등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첫 방문지인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직접 통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주일 안에 조약 파기에 공식 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트럼프 러시아#중거리핵협정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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