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산 로마네콩티, 경매사상최고가 6억3000만 원에 낙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5일 0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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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드기 피해로 밭 갈아엎기 직전에 생산된 ‘최고의 빈티지’
함께 경매 나온 같은 생산년도 1병도 5억6000만 원에 낙찰

와인 한 병에 6억3000만 원.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빈티지(vintage·생산년도) 와인으로 널리 인정받는 1945년산 ‘로마네 콩티(Romanee-Conti)’ 레드와인 1병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와인 경매 사상 최고가인 55만8000달러(약 6억3200만 원·세금과 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이는 경매회사가 사전에 매긴 평가금액 3만2000달러의 17배에 이르는 가격이다.

로마네 콩티는 1760년에 프랑스 국왕 루이 15세의 조카 콩티 왕자가 사들인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 ‘로마네’라는 명칭의 작은 포도밭에서 생산되는 와인이다. 불과 1만6000㎡ 넓이의 밭에서 수확한 피노누아 품종 포도로 해마다 450상자(5400병) 정도만을 생산한다. 관리와 수확을 모두 철저히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45년산이 특히 귀한 것은 16세기 말에 처음 이 밭에 심어진 피노누아와 같은 혈통의 포도나무에서 와인을 생산한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1880년경 미국에서 건너온 진드기 ‘필록세라(Phylloxera)’의 피해를 어렵사리 견뎌내던 생산자가 결국 뿌리가 썩어가던 나무들을 1946년에 모조리 뽑아내버린 것. 지금 생산되는 와인은 1947년 다시 심은 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진다.

이날 경매에 나온 로마네 콩티 1945년산은 같은 해 생산된 600병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 병이 낙찰되고 나온 또 한 병의 1945년산 로마네 콩티도 49만6000달러(약 5억6000만 원)에 낙찰됐다.

종전 와인 경매 최고가(750mL 평균 용량 기준) 기록은 1869년산 샤또 라피트 로쉴드가 2010년 홍콩 경매에서 낙찰 받은 23만3000달러였다. 이번 로마네 콩티의 55만8000달러는 2007년 뉴욕에서 1945년산 3L들이 무똥 로쉴드가 기록한 전체 용량 기준 최고가 31만700달러(약 3억5000만 원)도 훌쩍 뛰어넘은 가격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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