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쿠르드 찬사?…기자에게 “미스터 쿠르드”

  • 뉴스1
  • 입력 2018년 9월 27일 10시 12분


IS 함께 격퇴한 점 언급하며 “대단한 사람들” 칭찬
돌발 발언에 기자들 우려…당사자는 “난 좋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자회견에서 쿠르드인 기자를 “미스터 쿠르드”(Mr.Kurd)라고 칭했다고 더힐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자신이 주재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들(쿠르드족)은 우리와 함께 싸우고 전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쿠르드족이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미국과 손잡고 이슬람국가(IS)와 맞서 싸운 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족은 중동 지역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민족이지만 아직까지 국가를 세우지 못해 곳곳에서 터키와 이라크, 이란 등지에서 분리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자신을 쿠르드인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다. 대단한 사람들! 대단한 전사들! 나는 그들을 정말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 쿠르드인이 더 있냐는 질문을 했고, 또다른 기자가 손을 들자 그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 “네 질문하세요, 미스터 쿠르드”라고 말했다.

이 쿠르드인 기자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폭력 사태가 종식되면 미국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관해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미국은 쿠르드족에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쿠르드족)을 도우려고 노력한다”면서 “그건 그들의 영토인 걸 잊지 마라.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기자들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퍼졌다. 어떤 측면에서는 모욕적인 발언으로 들릴 수 있기에 기자들은 상당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와자하트 알리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트위터를 통해 “내가 방금 들은 게 ‘미스터 쿠르드’가 맞나? 맞다면…정말 놀랍다”라며 당혹감을 표시했다.

마이클 그린바움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트위터에 “방금 미스터 쿠르드와 대화를 나눴다”면서 “그는 쿠르디스탄TV에서 일하는 라힘 라시디 기자다. 그는 흥분한 상태다”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린바움 기자는 라시디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난 좋다”면서 “그 발언은 나를 행복하게 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스터 쿠르드’라는 표현을 모욕으로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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