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장서 퇴장하기… 트럼프 ‘거래의 기술’ 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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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다릴것” 北에 여지 남겨… 유리한 결과 이끌어내는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돌연 취소한 것은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자신만의 협상 기술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24일(현지 시간) ‘트럼프의 정상회담 취소 결정에 나타난 5가지 함의’라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2일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면서도 “김정은이 건설적 행동을 취한다면 난 기다릴 것”이라고 여지를 남겨둔 데 주목하며 이같이 밝혔다. 더힐은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이란 저서에서 밝힌 ‘(협상) 테이블에서 기꺼이 퇴장하기’라는 협상 기술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짐 인호프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취소했어도) 힘든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본다. 확실히 북한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다. (나는) 북한 정권이 경제적,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한 북한은 다시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북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 기술’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비판한다. 밥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외교의 기술’은 ‘거래의 기술’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되자 백악관이 정상회담 기념주화(사진) 가격을 인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백악관 기념품 매장 온라인 사이트에 따르면 이 기념주화는 이날 ‘오늘의 상품’으로 지정돼 19.95달러(약 2만1500원)에 판매됐다. 기존 24.95달러(약 2만7000원)에서 떨어진 가격이다. 가디언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주화는 기존 가격에 판매된 주화와 똑같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사이트의 상품 설명에는 ‘이 기념주화는 정상회담 결과와 무관하게 제작된다’고 적혀 있다. 또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으면 환불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백악관 방문객 센터의 한 직원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환불받을 방법을 전화로 문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트럼프#북미 정상회담#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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