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영향력 확대 속도 높이는 시진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中외교부, 방북설 보도 부인안해… “정전협정 체결자로 적극적 역할”
中정상으로는 13년만에 방북


CNN이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이어 5월 말∼6월 초 북-미 정상회담 이후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계획을 18일 보도하면서 시 주석의 방북은 시기가 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종전선언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자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이 이후 협상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빠르게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방북이 이뤄지면 2012년 국가주석 취임 이후 처음이자 중국 정상으로서는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이후 13년 만의 방북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시 주석의 방북설을 보도한 CNN 보도에 대해 부인하지 않으면서 “자세히 제공할 관련 정보는 없지만 북-중 간 고위급 상호 방문 전통이 있다는 걸 강조할 수 있다”며 “북한과 고위급 왕래를 강화하고 전략적 소통을 심화해 북-중 관계에서 중요한 인도적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시 주석의 방북 계획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지난달 김정은의 ‘깜짝 방중’ 이후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논의가 구체화될 것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방중 당시 시 주석에게 “(미국이) 체제 안정을 보장하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향후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협상에서 자국이 배제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정전협정 체결자로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협정 논의에서 중국이 빠질 수 없으며 이 논의 과정에서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남북, 북-미가 주도하는 협상이 아니라 자국이 중재 역할을 할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 대변인은 이날 “북-미 직접 대화를 환영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며 중국이 제기한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체제 구축)에 따라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북핵#방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