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지기 친구에서 부부로…알고보니 세금 피하려 ‘동성 결혼?’

  • 동아경제
  • 입력 2017년 12월 27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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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아일랜드의 조금은 특별한 동성 커플 결혼을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아일랜드에서 이들의 결혼이 새삼 화제가 된 이유는 바로 두 사람이 상속세를 피하고자 올린 결혼이기 때문이다.

북부 더블린에 사는 매트 머피(82)와 마이클 오설리번(58)은 30여년간 알고 지낸 친밀한 사이였다. 은퇴한 주차원이였던 매트 머피는 작은집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시력이 악화되어 가는 병으로 간병인이 필요했다. 전직 컴퓨터 기술자인 오설리번은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인해 집을 잃고 노숙자가 됐다.

머피는 “그는 살 곳이 필요하고, 나는 나를 돌볼 누군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오설리번도 그 의견에 동의했다. 머피는 자신을 간병해주는 오설리번에게 따로 돈을 지불하지 않는 대신 사후에 자신의 집을 감사의 표시로 남기겠다고 제안했다.
매트 머피와 마이클 오설리번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매트 머피와 마이클 오설리번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아일랜드의 세금 규정에 따라 오설리번이 집을 상속받는 대신 5만 유로(한화 6400만 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되는 것이다. 이들은 세금을 낼 여유가 없었고, 고심 끝에 결혼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아일랜드에서는 배우자 간에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속세를 피하고자 벌인 가짜 결혼이라는 세간의 논란 속에서도 머피는 “두 사람이 함께 살면서 서로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누군가 나를 위해 곁에 있어준다는 것은 정말로 축복받은 일이다”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변주영 기자 realist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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