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전원찬성, 민주 전원반대… 美 세제개편안 상원 통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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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국가 성장 위한 위대한 날”
민주 “근로자들에게 불행한 날”
하원 재표결 남았지만 통과 확실시… 향후 10년간 세금 1623조원 줄어

미국 상원이 향후 10년간 세금 1조5000억 달러(약 1623조 원)를 줄이는 세제 개편안을 20일 가결했다. 하원 재표결이 남았지만 수월하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돼 사실상 31년 만에 미국 세제가 대대적으로 개편된 셈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0시를 30분가량 넘겨 전체 표결을 시작해 찬성 51표, 반대 48표로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은 뇌종양 투병 탓에 표결에 불참한 존 매케인 의원을 제외한 51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져 과반 찬성을 아슬아슬하게 달성했다. 민주당 의원 48명은 모두 반대표를 냈다. 상원 공화당 의원은 절반이 약간 넘는 52석을 차지해 이번 개편안이 통과될지 미지수였지만 법안 통과에 성공했다.

세제개편이 시행되면 최고 세율이 법인세는 35%에서 21%로, 개인소득세는 39.6%에서 37%로 줄어든다. 공화당과 행정부는 세제개편으로 외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SJ는 “이번 세제개편은 법인세와 국제조세법의 근본적인 개념을 바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재정 적자가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의회 분석 결과 경제가 현재 전망대로 성장하더라도 재정 적자가 10년에 걸쳐 1조 달러 늘어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 의원은 “오늘은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들에게는 불행한 날이나 거대 기업들과 거부들에게는 위대한 날”이라고 평했다.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은 “상원을 통과한 세제개편안은 수십 년간의 법안 가운데 가장 중요한 법안 중 하나”라며 “근로자들에게도 좋고 국가 성장에도 위대한 날”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전날 찬성 227표, 반대 203표로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켜 상원으로 넘겼지만 상원에서 이 법안 중 3개 조항이 상원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원은 결국 이 조항들을 제외한 법안만 통과시켰다. 하원도 3개 조항이 제외된 법안을 재표결하게 됐다.

법안 통과에 제동을 건 상원 규정은 ‘버드 룰(Byrd Rule)’이다. 로버트 버드 전 민주당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이 규정은 재정적자를 늘리는 법안을 10년 한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원에서는 공화당 의석(239석)이 민주당(193석)을 여유 있게 앞서 법안이 수월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제개편안은 하원 통과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입법이 완료된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법의 효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세제 개편안#가결#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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