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틀간 찬반 집회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6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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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반대시위나 집회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허사로 보인다. 경찰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7, 8일 서울 도심과 경기 평택 미군부대 일대에서 반대 집회만 100건 넘게 신고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220여 개 반미 단체로 구성된 ‘노(NO) 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은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며 예정대로 반대 집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최종진 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경찰의 일부 집회 제한 조치에 대해 “트럼프 방한 반대 목소리를 막는다는 건 독재정권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7일을 ‘NO 트럼프 데이’라고 정하고 오전부터 청와대 앞 기자회견, 광화문광장 집회 등을 예고했다.

6일 현재 서울에서만 집회신고 107건이 경찰에 들어왔다. 대부분 방한 반대 집회다. 다만 경찰은 몇몇 주요 집회를 제외하면 대부분 수십 명만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반대 집회 2000여 명, 환영 집회 1만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공동행동 등은 트럼프 대통령 일정을 따라가며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문지인 평택 미군부대 정문 앞에서는 7일 오전 ‘사드 반대 탄저균추방평택시민행동’의 반대집회가 예정돼 있다. 이들은 미군부대 주변 약 9㎞를 돌며 행진할 계획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청와대 만찬 일정에 맞춰 이날 오후 청와대 100m 앞에서 규탄집회를 예고했다. 이후 광화문광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숙소로 알려진 용산구 호텔까지 행진한다. 국회 연설이 있는 8일에는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에서 ‘트럼프 국회연설 저지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텔에서 잠을 못 자게 하겠다. 청와대는 물론 국회에 가서 연설할 수 없도록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보수성향 단체들은 환영 집회를 벌인다. 보수 성향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은 7일 중구 덕수궁 대한문, 태평로 파이낸스빌딩 앞, 평택 미군부대 앞, 용산구 호텔 앞, 국회 등에서 역시 트럼프 대통령 일정에 맞춰 “한미동맹 강화” 등 환영 구호를 외칠 계획이다.

찬반 집회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벌어질 수 있어 충돌도 예상된다. 경찰은 서울에 ‘갑(甲)호 비상령’을 내리고 이틀 동안 사상 최대인 경력 4만 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반미, 친미 단체의 충돌이나 반대 집회 측 기습시위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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