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20대 여성 8명 살해 용의자 “SNS로 자살 도와줄께” 라며 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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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2일 12시 01분


사진=NHK 뉴스 캡쳐
사진=NHK 뉴스 캡쳐
일본에서 지난 8월 말부터 약 두달 간 9명을 살해한 뒤 시체를 절단해 아이스 박스에 보관하는 등 엽기적인 연쇄살인을 저지른 용의자가 체포된 가운데, 그의 범행 수법이 공개됐다.

2일 NHK,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연쇄살인 용의자 시라이시 다카히로(白石隆浩·27)가 거주하던 도쿄 인근 가나가와(神奈川) 현 자마(座間)시의 한 아파트를 수색한 결과, 시라이시의 방에서 밧줄과 식칼, 송곳, 가위 등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의 방에서 발견된 도구에 혈흔이 남아 있던 것으로 보아 밧줄로 피해자들의 목을 졸라 기절 시킨 뒤 칼, 가위 등을 이용해 살해해 시체를 절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대부분을 목을 졸라 기절 시킨 뒤 살해했다”며 “살해 후 욕실에서 시체를 절단했다. 처음 (시체를 절단할 때는) 3일 정도가 걸렸는데, 두번째는 하루 정도 걸렸다”고 진술했다.

또한 자신의 아파트에 시신을 유기하고 있던 그는 훼손된 시신의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아이스 박스에 시신을 옮겨 담은 뒤 고양이 배설물용 모래를 뿌렸다고 말했다.

그의 엽기적인 범행은 지난달 24일 여동생이 실종됐다는 한 남성의 신고가 접수된 후 경찰이 수사에 나서게 되면서 발각됐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 당시 그에게 피해자가 어디 있냐고 묻자 처음에는 “모른다”고 대답했으나 이내 “저기”라며 아이스 박스를 가리켰다. 용의자의 방에 보관돼 있던 아이스 박스 안에는 모래와 함께 훼손된 신체 일부가 담겨 있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두 달간 10대 4명, 한 쌍의 커플을 포함한 20대 5명 등 총 8명의 여성과 1명의 남성을 살해했으며, 최초 피해자인 커플을 제외한 7명은 모두 처음 만난 날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피해자들을 알게 됐으며, 범행 동기는 돈을 뺏고 성폭행하기 위한 것이었다”라며 “그 중 50만 엔(약 490만원)을 갈취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의 범행 수법은 트위터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 ‘자살 하고 싶다’는 여성들을 찾은 뒤 자살을 도와주겠다며 접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그는 여러 개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죽고 싶다(死にたい)’, ‘목매달아 죽기首吊(つ)り士’등의 필명으로 활동했다.

그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신도 마치 자살을 원하는 사람처럼 가장해 “함께 죽을까?” 등의 글을 올리는가 하면, 자살을 원한다는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며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수법을 통해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피해자들이 외부와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자살하기 전 친구나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은 NG”라는 내용의 글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는 증거인멸을 위해 여러 개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할 뿐 아니라, 주기적으로 트위터 대화 내용 또한 삭제했다.

경찰 관계자는 익명성이 보장되고 검색 기능까지 갖춘 소셜미디어를 통한 범행 수법에 대해 “피해자를 물색하고 있던 그에게 소셜미디어는 완벽한 장소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견된 시신 9구의 부검 결과 7구는 약 1~2개월 전에 사망, 나머지 2구는 1~2주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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