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지역감정-예산 불만에 독립요구 폭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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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카탈루냐 ‘독립’ 충돌]카탈루냐, 스페인 GDP 20% 차지
독립땐 다른지역으로 불똥 우려… 유럽국가들 “반대” 한목소리

스페인 중부에 위치한 수도 마드리드와 동부 최대 도시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축구 라이벌전만큼 지역감정이 심하다.

그 역사적 배경은 500년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1469년 바르셀로나 중심 아라곤 왕국은 페르난도 왕자가 마드리드 중심의 카스티야 여왕 이사벨과 전격 결혼하면서 카스티야에 합병됐다. 1714년엔 국왕 펠리페 5세의 스페인에 점령돼 자치권을 상실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휘청거렸던 스페인 경제와 달리 카탈루냐 지방은 관광객이 몰려오고 외국인 투자가 쏟아지면서 호황기에 접어들자 경제적 이유까지 추가됐다.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를 맡으며 중앙정부의 세금 19%를 책임지고 있는데 정작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은 9.5%에 불과하다는 불만이 쌓인 것이다.

스페인 정부를 비롯해 전 유럽 국가가 한목소리로 카탈루냐 독립을 반대하는 건 18∼19세기 유럽에 국경이 그어지면서 지금 모습의 나라가 형성되기 이전 개별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는 다른 지역들의 독립을 향한 열망에 불씨가 댕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스페인 바스크 지역은 1959년 바스크 민족주의가 결성한 ETA(바스크 조국과 자유) 무장단체가 독립을 요구하며 1968년부터 2011년까지 시민, 경찰, 군인 등 840명을 죽일 정도로 골치 아픈 지역이다. 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에 골치가 아픈 영국, 올해 7월 여론조사에서 3분의 1이 독립을 원한다고 답해 독일 정부를 깜짝 놀라게 했던 독일 최대 부자 지역 바바리아, 틈만 나면 독립 여론이 제기되는 밀라노, 베네치아 등 북부 지역이 골치인 이탈리아는 모두 “전적으로 스페인 정부만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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