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상원의원 4명 이탈… 트럼프케어 통과 또 실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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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원 없이 법안 통과 불가능… 트럼프 “새 건강보험 만들것, 지켜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오바마케어’ 폐지가 여당인 공화당의 이탈 표로 사실상 무산됐다. 장남이 연루된 ‘러시아 내통 의혹’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기대했던 트럼프케어 법안마저 무산되면서 설상가상의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17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 마이크 리(유타)와 제리 모런(캔자스)이 대통령의 이름을 딴 새 건강보험법안인 트럼프케어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리 의원은 성명에서 “오바마케어의 세금을 모두 폐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산층 가정 보험료를 충분히 낮추지 않았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모런 의원도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거나 치솟는 건강보험 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전체 100석 중 52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민주당 지원 없이 트럼프케어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최소한 의원 50명의 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날 리 의원과 모런 의원이 반대 쪽에 가세하면서 공화당 이탈 표는 모두 4명으로 늘어났다. 사실상 트럼프케어 법안의 추진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민주당은 전원 오바마케어 폐지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공화당 의원 두 명의 트럼프케어 반대 선언 몇 시간 뒤 발표한 성명에서 “실패한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즉시 이를 (새로운 건강보험법안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그러면서 2015년 상원(당시도 공화당이 다수당)에서 지지를 받았으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반대한 오바마케어 우선 폐기 법안을 조만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케어 폐지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3월에도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 추진을 시도했지만 무보험자 증가를 우려한 중도파와 ‘전 국민 의무 가입’ 규정 폐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강경 보수파의 반대로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이번 상원에서도 220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게 된다는 의회예산국(CBO)의 분석에 우려를 표한 중도파와 오바마케어의 규정에 대한 더 강경한 폐기를 요구하는 강경 보수파가 동시에 반대하면서 법안 통과가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공화당원들은 지금 망해가는 오바마케어를 그냥 폐지하고 백지상태에서 시작할 새로운 건강보험 계획을 만들자. 지켜보라!”고 적었다. 매코널 원내대표가 밝힌 대로 오바마케어부터 폐지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공화당#트럼프케어#의회#상원#민주당#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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