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안 봐도 성적 나와”…北 중·고교생, ‘공부 포기’ 사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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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7월 11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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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북한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기말시험을 앞두고 시험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학기말 시험을 앞두고 초·고급중학교(우리의 중·고등학교)에서 학습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절반 이상의 학생들은 의욕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학생들이 공부를 포기하는 이유는 생활난과 더불어 ‘북한식(式) 주입식 교육’, ‘시험을 보지 않아도 성적이 나오는 실태’ 때문이다.

매체는 북한식 주입식 교육을 지적하면서 “일선 학교에서 백두산 3대 장군으로 불리는 김일성·김정일·김정숙(김정일의 생모)에 대한 혁명역사를 매일 가르칠 뿐만 아니라 시험문제까지 미리 주면서 열심히 암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소식통을 인용해 “학교에서는 국·영·수보다 이런 과목에 학생들이 뒤쳐질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암기식 주입으로 시험공부를 강조하다보니 학생들은 수학·물리·화학까지도 문제와 답을 암기하는 형식주의 학습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험을 보지 않아도 성적이 나오는 실태도 하나의 원인으로 거론된다”면서 소식통을 인용해 “기말 시험 자체를 보지 않았는데도 높은 점수가 나오는 웃지 못 할 일이 여기(북한)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벌어진다. 어차피 돈과 배경이 없는 일반 학생들이 대학에 가지 못할 걸 알기 때문에 허위 점수를 줘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졸업 후 10년 동안 군대에서 복무해야 한다는 생각이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북한에서는 2002년 전민군무제(의무병역제) 도입 이후 일반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은 곧바로 대학에 갈 수 없다”면서 “몇몇 특수 간부 자녀나 제1중학교나 외국어학원(우리의 특목고) 졸업생들이 곧바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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