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의 백악관 브리핑 영상 중계를 막아 비판받고 있는 숀 스파이서 대변인이 브리핑 수준을 떨어트리는 것은 오히려 기자들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25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몇몇 기자들은 뉴스보다 자신들이 나오는 유튜브 영상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자신들이 (연단을 향해) 호통 치는 영상을 얻기 위해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하는 모습을 보라”고 말했다. 언론에선 영상이 제공되는 브리핑 수를 줄인 자신이 백악관 브리핑을 위기에 빠뜨렸다고 비난하지만 진짜 문제는 기자들의 질문 수준이라는 것이다.
영상이나 음성이 없는 브리핑은 소용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카메라 없는 브리핑의 내용은 알찼다”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자신의 사퇴설에 대해선 “대통령을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브리핑은 대변인실이 하는 많은 일들 가운데 작은 부분일 뿐”이라며 기자단과 소통에 결코 소홀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줄어든 영상 브리핑 횟수는 백악관과 기자단의 불화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악임을 보여준다.
미 의회 방송 C-SPAN에 따르면 스파이서와 세라 허커비 샌더스 수석 부대변인 등 대변인실 주요 인사들은 이달 들어 영상 촬영이 허용된 브리핑을 단 5회 진행했다(23일 기준). 지난주엔 총 5회의 브리핑이 있었지만 이중 한 번만 영상 촬영이 허용됐다. 2월과 3월엔 각각 11회와 17회, 4월과 5월엔 각각 9회와 10회 영상 촬영을 허용했던 것과 대조된다. CNN과 PBS 등은 음성 생중계를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금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의 하워드 커츠도 “브리핑 수가 줄지 않았다”는 스파이서 대변인의 주장에 “3월 이후로 횟수가 줄었다”고 단호히 반박하면서 대변인실의 최근 행보를 지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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