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한국 경제에는 ‘중국 대륙 진출의 교두보’와 같은 곳이었다. 양측 간 교역은 1997년 126억 달러에서 지난해 344억 달러로 2.6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대홍콩 수출은 328억 달러, 수입 16억 달러로 3위 수출 시장이자, 제2의 무역 흑자 지역이다. 하지만 한중수교 이후 한국 기업이 대륙으로 직접 진출하면서 중간 거점으로서의 중요성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홍콩은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 액션 영화와 저우룬파(周潤發) 청룽(成龍) 왕쭈셴(王祖賢) 같은 유명 배우를 비롯한 중화권 문화가 한국으로 소개되는 중간 길목이었다. 이제는 한류가 중국과 아시아로 나아가는 거점으로 바뀌었다.
특히 홍콩은 중화권에서 한류 열풍을 지속시켜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중국 대륙에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내려진 지난해 8월 말 홍콩에서 개봉한 좀비 영화 ‘부산행’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 하반기에는 홍콩섬 센트럴(中環)에 한국문화원이 문을 연다.
홍콩의 중국 반환이 가져온 변화 중 하나는 주요한 탈북 루트 하나가 없어진 것이다. 북-중 국경을 넘어 중국에 온 탈북자들이 홍콩에 들어오기만 하면 당시 홍콩 정청의 협조 아래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신제(新界) 지역의 상수이(上水) 밀입국자 수용소에는 홍콩 반환 이후에는 탈북자는 없어졌다. 홍콩 루트가 막히면서 중국으로 넘어온 탈북자들은 멀리 라오스 등 동남아로 방향을 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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