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 송환’ 오토 웜비어 사망, “北 끔찍한 학대 때문”…트럼프 “잔혹한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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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0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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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22)가 19일(현지시간) 결국 숨을 거뒀다.

미 오하이오 주(州)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웜비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병원에서 치료받던 웜비어가 이날 오후 3시20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졌다고 발표했다.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고향에 돌아와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이다.

가족은 성명에서 “아들 오토 웜비어가 집으로의 여행을 완전히 끝냈다고 발표하는 것은 우리의 슬픈 의무”라며 “우리 아들이 북한의 손아귀에서 받은 끔찍한 고문과 같은 학대 때문에 우린 오늘 슬픈 일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정보기술(IT) 기업 총수들과의 정부 전산망 개혁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웜비어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자 즉석에서 북한을 “잔혹한 정권(brutal regime)“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별도의 공식성명을 통해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면서 “오토의 불행한 운명은, 무고한 사람들을 상대로 법규범과 기본적 인간의 품위를 존중하지 않는 정권들에 의해 저질러진 이런 비극을 예방하려는 우리 정부의 결심을 더욱 굳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에서 부모가 자식을 잃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일은 없다”면서 “오토의 가족과 친구들, 그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에게 배려와 기도를 보낸다”며 조의를 표했다.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북한을 여행하던 중 북한 내 숙소인 호텔에서 ‘김정일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억류돼 같은해 3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에 17개월째 억류됐던 웜비어는 12일 ‘혼수상태’로 석방됐다. 머리는 삭발을 하고 코에 튜브를 꽂은 상태였다.

북한은 그가 지난해 3월 재판을 받은 이후 식중독 증세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을 보이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후 코마에 빠졌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의료진은 “웜비어 씨가 북한 주장대로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웜비어에 대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뇌 조직이 광범위하게 손상됐으며, 지속식물인간상태(persistent vegetative state)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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