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손 들어준 트럼프-푸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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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서 부정투표 의혹 제기… 에르도안, 비상사태 3개월 연장
美-러 “터키 국민투표 결과 존중”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21세기 술탄급 절대 권력을 안겨준 개헌 국민투표 결과가 국내외에서 정당성 시비에 휘말렸다. 야당은 선거관리위원회 직인이 찍혀 있지 않은 투표용지가 유효표로 인정됐다며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선거 과정을 감시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불공정하게 투표가 치러졌다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놨다.

BBC는 17일 “터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은 개표가 시작된 후 선관위가 직인 없는 투표용지 최소 250만 표를 유효표로 인정하겠다고 돌연 원칙을 바꿨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찬반 표차가 138만 표 차에 불과해 선관위 직인이 없는 투표용지를 인정하지 않으면 결과가 달랐을 가능성도 있다. 뷜렌트 테즈잔 공화인민당 부대표는 “우리 당은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필요하다면 유럽인권재판소까지 가서 다투겠다. 논란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선관위가 투표를 무효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은 투표 승리 이후 사형제 부활 국민투표 추진을 천명한 데 이어 당초 19일까지였던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더 연장하며 공안정국 분위기를 이어갔다. 불공정 선거를 지적한 국제단체에 대해서는 “주제를 알라”고 일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터키 투표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며 같은 ‘스트롱맨’으로 꼽히는 에르도안 편을 들어줬다. 트럼프는 에르도안에게 투표 승리를 축하하는 전화를 걸었다고 터키 국영 아나돌루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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