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앉은 쿠슈너… 문쪽 말단석의 배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안보 핵심들 빠진 ‘시리아 공습 브리핑’… 백악관 서열 한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플로리다 주 마러라고 리조트의 임시 상황실(고감도 분리정보시설·SCIF)에서 미군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 상황을 브리핑받았다. 당시 브리핑 참석자들의 좌석 배치가 한 장의 사진을 통해 확인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현안 이해도와 측근들의 실질적인 권력 서열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7일 CNN에 따르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찬을 한 뒤인 6일 오후 9시 15분경 촬영됐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관련 사안의 중요성을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심을 키우고 있다. 시리아 공습과 업무 연관이 없는 경제 관료들이 대거 브리핑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앉은 데 비해, 외교안보 담당 관료 중 일부는 아예 이날 회의실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브리핑에는 경제 관료 중 윌버 로스 상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장이 참석했다. 로스와 므누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문고리 권력’으로 통하는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트럼프 대통령 사위) 사이에 앉았다.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근처에 앉았지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같은 군 핵심 인사들은 워싱턴에서 화상으로 브리핑에 참여해 사진에는 모습이 없었다.

자리 배치 역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상황을 지켜볼 때와는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이 모두 있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마셜 웹 합동특수작전사령부 부사령관에게 상석을 ‘양보’해 이를 홍보에 널리 활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상석에 앉았다.

쿠슈너의 브리핑 참석도 논란거리다. 외교안보 비전문가이고, 국가 안보 기밀 취급 자격이 없는 쿠슈너가 브리핑에 참석한 것은 물론이고 테이블 중심부에 앉은 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미 정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측근이 결국 쿠슈너와 이방카(장녀)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반(反)이민법 같은 ‘트럼프표 강경 정책’을 기획하면서 온건파 쿠슈너와 갈등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최근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는 추측에 어울리게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뒤쪽에 부하들과 함께 앉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백악관#시리아#공습#브리핑#쿠슈너#배넌#트럼프#미국#대통령#권력 서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